롯데, AI에 ‘롯데다움’ 학습시킨다…자체 디자인 플랫폼 개발
- 브랜드 철학·디자인 자산 반영한 ‘롯데 AI 디자인 스튜디오’ 구축 추진
- 로티로리 안내 로봇·AR 내비게이션 등 젊은 디자이너들의 AI 프로젝트 공개
- 창립 60주년 앞두고 생성부터 검증까지 그룹 디자인 체계 전환
롯데그룹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디자인 제작 도구가 아닌 그룹의 브랜드 정체성을 계승하고 확장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 계열사마다 축적해 온 디자인 자산과 브랜드 운영 원칙을 AI에 접목해 ‘롯데다움’을 일관되게 구현하는 자체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롯데는 1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 롯데 디자인전략회의’를 열고 자체 AI 디자인 플랫폼인 ‘롯데 AI 디자인 스튜디오’ 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디자인전략회의는 그룹의 브랜드 정체성과 디자인 전략을 점검하고 계열사 전반에 적용할 공통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 주제는 ‘상상, 그 너머를 상상하라(Imagine the Unimagined)’로 정해졌다.
특히 롯데는 내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지난 60년 동안 축적한 브랜드 유산을 미래 사업과 고객 경험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디자인 자산을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AI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공간 및 콘텐츠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 AI 디자인 스튜디오는 그룹의 경영 철학과 브랜드 가치, 디자인 원칙 등을 AI의 생성·검증 과정에 반영하는 플랫폼이다. 일반적인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다양한 시안을 빠르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롯데가 추진하는 플랫폼은 결과물이 그룹 고유의 브랜드 기준과 부합하는지까지 판단하는 체계를 지향한다.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계열사 디자이너들은 제품 패키지와 매장, 광고, 디지털 콘텐츠 등의 초기 시안을 신속하게 만들고 브랜드 기준에 따른 검토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식품·관광·화학 등 서로 다른 사업군에서도 공통된 디자인 원칙을 적용할 수 있어 제작 기간 단축과 브랜드 일관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디자인 데이터의 학습 범위와 저작권 관리, 계열사별 브랜드 개성 보존은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AI가 효율성을 높이더라도 최종적인 창의성과 가치 판단은 디자이너의 몫이라는 원칙도 중요하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이미지를 생성하느냐보다 롯데의 역사와 고객 경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이해하고 구현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회의장에는 젊은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보드’의 AI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대표 사례로 롯데월드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를 활용한 안내 로봇 서비스와 증강현실 기반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전시됐다.
로티로리 안내 로봇은 방문객과 소통하며 시설과 콘텐츠를 안내하는 고객 접점형 서비스다. AR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 화면 속 실제 공간에 이동 방향과 목적지 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방식으로, 복잡한 쇼핑몰이나 놀이시설에서 길을 쉽게 찾도록 돕는다. 두 프로젝트는 AI와 디자인이 결합할 경우 캐릭터와 공간, 서비스 경험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동빈 회장은 프로젝트 부스를 둘러보며 개발 담당자들의 설명을 듣고 결과물에 관심을 나타냈다. 최고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함께 디자인 전략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디자인을 일부 조직의 실무 영역이 아닌 그룹 차원의 경영 과제로 끌어올린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는 앞서 그룹 차원의 디자인 철학으로 ‘일상에서 일생으로의 공감’을 제시하고 고객의 생애 전반에 걸쳐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을 추진해 왔다. 업무용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그룹 계열사에 확대해 온 데 이어 디자인 분야에서도 자체 AI 체계를 구축하면서 그룹 전반의 AI 전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롯데의 첫 그룹 디자인전략회의와 디자인 철학은 2024년 공개됐으며, 이후 자체 업무용 AI 플랫폼도 기업형 AI 에이전트 형태로 고도화됐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이 걸어온 60년을 브랜드와 디자인 관점에서 돌아보고 앞으로의 60년을 준비할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고유의 헤리티지를 계승·발전시켜 ‘롯데다움’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 AI 디자인 스튜디오가 현장에 안착한다면 AI는 단순히 제작 속도를 높이는 도구를 넘어 수십 년간 축적된 기업의 정체성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디지털 브랜드 자산’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롯데의 다양한 사업을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묶어내는 실질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굿퓨처데일리 한 줄 요약: 롯데가 60년간 축적한 브랜드 유산에 AI를 접목해 디자인 생성과 검증, 고객 경험을 하나로 연결하는 자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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