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테이지, ‘AI 모델→에이전트→포털’ 수직계열화 선언…토종 AI 플랫폼 대도약
- 자체 AI 모델 ‘솔라’를 중심으로 다음·타임리를 연결한 ‘업스테이지 컴퍼니’ 출범
- “토큰 소비가 곧 매출”…주간 이용자 1000만 명 규모 다음을 AI 수익 플랫폼으로 활용
- GPT-5·클로드급 성능 목표, 소버린 AI 구축과 IPO 준비 동시에 추진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단순한 AI 모델 개발 기업을 넘어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를 중심으로 포털 다음(Daum)과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결합한 ‘업스테이지 컴퍼니’를 출범시키며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선 것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업을 위한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겠다”며 AI 모델과 서비스 플랫폼을 통합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업스테이지가 AI 산업의 가치사슬 전반을 확보하려 한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이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서비스 기업들이 활용하는 구조다. 업스테이지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자체 AI 모델,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대규모 사용자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하는 국내 최초의 AI 수직계열화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업스테이지는 최근 포털 다음 운영사 AXZ와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품었다. 업스테이지가 AI 두뇌 역할을 맡고, 타임리는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업무 자동화를 담당하며, 다음은 일반 소비자와 만나는 대규모 서비스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업스테이지는 최근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원을 포함해 총 56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누적 투자금은 약 7300억원에 달하며,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업스테이지가 공개한 기술 성과도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은 AI 성능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44.4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이를 GPT-5와 클로드 소넷 4 수준에 근접한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에이전트 능력을 측정하는 타우2 벤치마크에서는 98%를 기록해 글로벌 최상위 모델들과 경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는 이달 말 오픈소스 모델 ‘솔라 오픈2’를, 다음 달에는 상용 모델 ‘솔라 프로4’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AI 토크노믹스(Tokenomics)’다. 업스테이지는 AI 산업의 수익 구조를 “얼마나 많은 토큰이 소비되느냐”로 정의했다. AI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토큰 사용량이 증가하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김 대표는 다음 인수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주간 이용자 1000만 명이 하루 평균 10번씩 AI 검색을 수행할 경우 막대한 규모의 토큰 소비가 발생하게 되며, 이를 통해 자체 AI 모델의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단순히 좋은 AI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모델을 실제로 사용하는 대규모 서비스 플랫폼이 함께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음 역시 대대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업스테이지는 다음을 단순 검색 포털이 아닌 ‘에이전트 포털’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AI 오버뷰와 AI 모드를 도입하고, 쇼핑·부동산·맛집·여행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검색 서비스를 강화한다.
사용자가 “150만원 이하 대학생용 노트북 추천”이나 “주차 가능한 성수동 맛집” 같은 자연어 질문을 하면 AI가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실질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형태다. 향후에는 뉴스 에이전트, 개인 맞춤형 정보 브리핑 서비스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타임리는 기업 시장 공략의 핵심 축이다. 현재 전국 600여 개 기관과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별도 코딩 없이 누구나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업스테이지는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되면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직원마다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보유하는 ‘1인 1에이전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업스테이지가 반복적으로 강조한 또 다른 키워드는 ‘소버린 AI(주권 AI)’였다. 최근 미국 정부가 일부 최상위 AI 모델에 대한 해외 접근을 제한하면서 AI 기술이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마음만 먹으면 공급을 끊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한국도 자체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성장 전략을 넘어 국가 차원의 AI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이 연내 IPO를 추진 중인 업스테이지의 기업가치 확대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AI 모델 기업보다 플랫폼과 서비스 생태계를 함께 보유한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스테이지는 이제 AI 모델 개발 기업에서 한국형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솔라 모델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다음과 타임리를 통한 토큰 소비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다면 한국 AI 산업 최초의 본격적인 ‘AI 풀스택 기업’ 탄생이라는 의미를 갖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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