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삼성전자, 차량용 메모리 시장 첫 세계 1위…마이크론 제쳤다

  • 지난해 점유율 40% 기록하며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시장 정상 등극
  • 자율주행·SDV 확산에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
  • 중국 시장 성장세와 LPDDR·UFS 경쟁력이 상승 견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오랜 기간 시장을 주도해 온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하면서 미래 자동차 시대 핵심 반도체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전년 35%에서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기존 선두였던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40%에서 36%로 하락하며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긴 품질 검증 기간과 보수적인 공급망 구조로 인해 신규 공급업체 진입이 어려운 분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마이크론은 오랜 기간 차량용과 산업용 메모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아 왔다.

이번 순위 변화의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디지털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확산으로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량과 성능 요구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차량용 메모리는 교체 주기가 7~8년에 달하고 수요 규모도 제한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시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중앙집중형 컴퓨팅 구조가 확산되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2015년부터 저전력 D램(LPDDR)과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기반 차량용 메모리 사업을 본격 확대했으며, 이후 차량용 SSD와 그래픽 D램(GDDR)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퀄컴과 보쉬, 테슬라, 덴소 등 글로벌 주요 기업에 차량용 메모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 영향력을 키워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공략 성과도 점유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자 SDV 도입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오는 2030년 중국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소비의 4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자체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900억 달러에서 2031년 약 139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바퀴 달린 컴퓨터’로 진화하면서 반도체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LPDDR5X와 LPDDR5 등 차세대 고성능 D램, 차량용 품질 규격(AEC-Q100)을 충족하는 고신뢰성 메모리, 첨단 V낸드 기반 차량용 SSD 등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단순한 시장 점유율 상승을 넘어 삼성전자가 미래 모빌리티 시대 핵심 반도체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차량용 메모리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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