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기획 ‘시리즈L’, 최유리·리도어로 2026 시즌 개막…공연을 넘어 ‘음악 서사’ 무대 올린다
- 싱어송라이터 최유리·인디밴드 리도어, ‘녹턴’ 테마로 롯데콘서트홀 무대
- 공간·연출·사운드 결합한 몰입형 공연…기존 콘서트 문법 넘어선 실험
- K-공연 산업, 팬덤 소비에서 ‘경험 소비’ 중심으로 진화 가속
공연 시장의 경쟁 축이 단순한 ‘라인업’에서 ‘경험 설계’로 이동하는 가운데, 대홍기획의 오리지널 공연 프로젝트 ‘시리즈L(SERIES.L)’이 2026년 첫 무대의 막을 올린다. 올해 첫 주자는 감성 싱어송라이터 최유리와 4인조 인디밴드 리도어로, 오는 6월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개성 뚜렷한 음악 세계를 새롭게 해석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키워드는 ‘녹턴(Nocturne)’이다. 밤의 정서와 깊은 감성을 상징하는 이 테마 아래, 두 아티스트가 지닌 음악적 서사를 보다 입체적인 사운드와 공간 연출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기존 히트곡을 들려주는 형식이 아니라, 익숙한 곡들을 새로운 편곡과 구성으로 재해석해 관객에게 이전과는 다른 감각의 음악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무대는 최유리가 장식한다. 2018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 수상 이후 담백한 보컬과 섬세한 감정선, 절제된 서정성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영역을 구축해온 최유리는 이번 무대에서 대표곡들을 보다 확장된 스케일의 사운드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직조하는 그의 음악은 롯데콘서트홀 특유의 풍부한 음향 환경과 만나 한층 깊은 울림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3일에는 리도어가 무대를 이어받는다. 2020년 결성된 리도어는 모던록 기반 위에 동양적인 선율과 실험적 사운드를 접목하며 독자적인 음악 색채를 구축해온 팀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공간감을 적극 활용한 사운드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무대 전개를 통해 관객이 음악의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공연 경험을 구현할 계획이다. 단순한 ‘보는 공연’이 아니라 무대 전체가 하나의 서사적 장치로 작동하는 형태에 가깝다.
시리즈L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홍기획은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론칭하며 아티스트의 음악적 정체성을 재해석하고, 공간·연출·사운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공연 포맷을 제시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힙합 아티스트 창모가 국내 힙합 공연 최초로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무대는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성과 높은 완성도를 동시에 인정받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공연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 IP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글로벌 공연 산업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음악 소비가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라이브 공연은 단순 청취를 넘어 ‘현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핵심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초대형 몰입형 공연, 비욘세의 시네마틱 무대 연출, 일본의 콘셉트형 라이브 공연처럼 서사·공간·기술이 결합된 무대가 글로벌 흥행 공식을 새로 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단순 팬덤 중심 공연을 넘어 큐레이션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공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시리즈L은 단순한 브랜드 공연 프로젝트가 아니다.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축적한 대홍기획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공연 콘텐츠와 결합해 새로운 문화 IP를 만들어가는 실험에 가깝다. 기업이 후원자가 아니라 기획자이자 제작자로서 공연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유리의 섬세한 서정성과 리도어의 실험적 사운드가 ‘녹턴’이라는 테마 안에서 어떻게 확장될지, 그리고 시리즈L이 또 한 번 관객에게 새로운 공연 문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음악을 듣는 시대에서, 음악을 공간으로 경험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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