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유통

장보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이마트 군산점, ‘지역형 스타필드’ 시험

  • 17일 전북 첫 스타필드 마켓 개장…영업면적 4994평으로 확대
  • 그로서리 강화하면서 독서·놀이·외식 결합…가족 체류 수요 공략
  • 지역 상권에서 재방문·점포 수익성 입증해야…주변 상생도 과제

25년간 군산지역의 장보기 거점 역할을 해온 이마트 군산점이 쇼핑과 외식, 독서, 어린이 체험을 결합한 ‘스타필드 마켓’으로 바뀐다. 온라인 쇼핑 확대로 단순 상품 판매만으로 고객을 매장에 불러들이기 어려워진 가운데, 대형마트를 지역 주민이 오래 머무르는 생활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이마트의 점포 혁신 전략이 지방 중소도시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마트는 전북 군산시에 있는 기존 군산점을 ‘스타필드 마켓 군산점’으로 재단장해 17일 개장한다. 전북지역 첫 스타필드 마켓으로, 영업면적은 기존보다 약 300평 늘어난 4994평, 약 1만6509㎡ 규모다. 2001년 문을 연 점포의 1·2층 공간과 콘텐츠를 전면 재구성했다.

1층 이마트 매장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아우르는 그로서리 공간을 기존보다 10% 확대했다.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5K프라이스’는 약 50평 규모의 별도 특화 공간으로 구성했다. 와인과 맥주, 위스키 등을 모은 ‘와인앤리큐르’도 약 50평 규모로 마련했으며, 오는 11월에는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관 ‘와우샵’을 열 계획이다.

2층에는 독서와 휴식을 위한 ‘북 그라운드’와 어린이 놀이·체험공간인 ‘키즈 그라운드’를 합쳐 약 190평 규모의 체류형 공간을 조성했다. 어린이 발레와 원어민 영어, 경제교실, 방송댄스 등 문화센터의 어린이 대상 강좌도 기존보다 20% 늘렸다.

쇼핑과 외식 콘텐츠도 보강했다. 모던하우스와 올리브영, ABC마트, 휘게문고 등이 입점하고 시마스시, 솔솥, 샤보텐 등 식음료 브랜드를 구성했다. 매드포갈릭은 10월 문을 열 예정이다. 이마트는 일부 브랜드를 전북지역에 처음 선보여 군산뿐 아니라 인근 생활권의 가족 고객도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의 공간 운영 방식을 기존 이마트에 접목한 모델이다. 이마트는 2024년 죽전점을 시작으로 2025년 일산·동탄·경산점, 올해 8월 월계점을 차례로 전환했다. 군산점은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체류형 점포 전략이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작동하는지를 가늠할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핵심은 장보기 경쟁력을 줄이지 않으면서 방문 목적을 넓히는 데 있다. 가격과 배송 편의성은 온라인이 강하지만 식사와 어린이 체험, 문화강좌, 휴식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제공할 수 있다. 부모가 장을 보는 동안 가족 구성원이 각자 시간을 보내고, 쇼핑 전후에 외식과 문화생활을 연결하면 방문 시간과 재방문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앞서 전환한 점포에서는 외식·생활 브랜드의 매출과 고객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기존 스타필드 마켓 4개 점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군산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역 인구와 소비력, 관광 수요, 입점 브랜드의 지속성 등 상권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료 휴식·체험공간이 실제 구매와 재방문으로 연결되는지, 기존 대형마트 이용객 외에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인기 브랜드가 초기 방문객을 끌어들이더라도 콘텐츠가 반복되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주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야 한다.

군산점의 변화는 대형마트가 상품을 진열하는 판매시설에서 지역 주민의 시간을 확보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북 첫 스타필드 마켓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안정적인 방문객과 입점업체 매출, 지역 상권과의 공존을 입증해야 ‘지역형 체류 공간’이라는 목표도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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