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과 글로벌 음악산업, ‘동맹’을 넘어 공동 성장 단계로
- 세계 최대 음반사 UMG 수장 루시안 그레인지 방한…방시혁 의장과 음악산업 미래 논의
- BTS 인연으로 시작된 하이브·UMG 협력, 글로벌 유통·프로모션·합작사업으로 확대
- AI 시대 음악산업 재편 속 K-팝의 글로벌 영향력과 협상력이 한층 강화
세계 최대 음반기업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이 한국을 찾아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공개 대담을 진행했다. 단순한 친선 방문을 넘어 글로벌 음악산업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은 UMG와 하이브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재확인한 자리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브에 따르면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 하이브 본사를 방문해 방시혁 의장과 약 90분간 공개 대담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하이브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해외 법인 직원들도 온라인으로 함께했다.
UMG는 전 세계 음반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음악기업이다. 퀸, 아바, 엘턴 존,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등 글로벌 슈퍼스타들과 함께 성장해 온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은 현대 음악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만남은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K-팝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한국 기획사들이 글로벌 음반사의 유통망에 의존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세계 최대 음악기업 CEO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협력 전략을 논의하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하이브와 UMG의 인연은 2017년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음반 유통 계약으로 시작됐다. 이후 양사는 2021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UMG 산하 게펜 레코드와 글로벌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2024년에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들의 글로벌 음원 유통과 북미 프로모션 지원까지 협력 분야를 확대했다.
대담에서 두 사람은 음악 철학과 기업 경영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은 “음악은 산소와 같다”며 음악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고, 방시혁 의장은 “음악은 삶이자 살아가는 이유”라고 화답했다.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서로를 향한 평가였다. 그레인지 회장은 방 의장을 “전략적 사고와 창의성을 동시에 갖춘 특별한 기업가”라고 평가했고, 방 의장은 그레인지를 “음악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온 리더”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양사의 관계가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선 전략적 동반자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글로벌 음악산업은 현재 AI 기술 확산, 스트리밍 플랫폼 성장 둔화, 숏폼 콘텐츠 확대, 팬덤 비즈니스 진화 등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글로벌 유통망과 자본력을 가진 UMG와 강력한 팬덤 플랫폼 및 아티스트 제작 역량을 보유한 하이브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이 향후 글로벌 음악산업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 음악 생성 기술의 등장으로 저작권 보호와 아티스트 가치 제고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양사가 관련 분야에서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K-팝 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BTS를 시작으로 블랙핑크, 뉴진스,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 한국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K-팝은 더 이상 특정 지역 음악 장르가 아니라 세계 음악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결국 이번 회동은 세계 최대 음악기업과 한국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미래 음악산업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한 자리로 평가된다. AI와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K-팝이 단순한 콘텐츠 수출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주도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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