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AI로 200만개 부품 비교…제조업 ‘구매 혁신’ 속도
- 사양·가격 분석해 2시간 안에 최적 후보 제안…견적 시간 70% 단축
- 신규 부품 가격 예측하고 단종·공급 차질 때 대체 부품 신속 탐색
- 향후 에이전틱 AI 도입…구매·검사·공정 아우르는 제조 AX 확대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200만개에 이르는 부품 정보를 분석하고 신제품에 적합한 부품과 가격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전 사업부에 적용했다. 생산 공정 중심이던 제조업의 AI 전환이 설계와 구매, 견적, 공급망 관리 영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약 2년에 걸쳐 개발한 ‘AI 부품 제안 시스템’을 최근 전 사업부에 적용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사내 구매 이력과 외부 시장 정보를 통합해 부품별 사양과 가격을 비교하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후보군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차량용 부품 등에는 제품 하나당 평균 수백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기존에는 수주 견적이나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자료를 담당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새로운 부품을 찾거나 여러 공급업체의 견적을 비교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LG이노텍은 커패시터와 인덕터 등 사내외 약 200만종의 부품 정보를 하나로 모으고, 제조사마다 다른 부품명과 사양·단위를 표준화했다. 사용자가 필요한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유사 부품을 찾아 가격과 성능을 비교해준다. 과거 구매 실적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시장 정보까지 분석해 선택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핵심 기능은 AI가 제시하는 ‘참고가격’이다. 유사한 사양의 부품 구매 이력과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해 현재 적정 가격 수준을 산출한다. 회사 측이 밝힌 참고가격 신뢰도는 96% 이상이다. 구매 이력이 없는 신규 부품도 예상 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 공급업체와의 견적 협상이나 원가 검토에 활용할 수 있다.
가격과 성능 조건을 충족하는 부품 후보를 추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이내로 줄었다. 신제품 견적 산출 시간도 기존보다 70% 이상 단축됐다. 특정 부품이 단종되거나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 대체 가능한 부품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어 공급망 대응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AI가 제시한 가격과 후보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참고자료인 만큼 품질과 납기, 공급사의 생산능력, 지정학적 위험 등에 대한 담당자의 최종 검증은 필요하다. AI가 분석하는 외부 정보의 최신성과 정확성을 유지하고 협력사의 가격·거래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데이터 접근권한과 보안 체계를 갖추는 것도 과제다.
LG이노텍은 구매뿐 아니라 원자재 입고검사와 완성품 외관검사, 공정 조건 설정에도 AI를 확대하고 있다. AI 원자재 입고검사로 불량 원인 분석 시간을 최대 90% 줄였으며, 카메라 모듈의 최적 공정 조건을 찾는 시간은 72시간에서 6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앞으로는 에이전틱 AI를 적용해 시스템이 최신 부품 정보를 스스로 탐색·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에 반영하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AI가 단순 추천을 넘어 공급망 변화를 상시 감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단계로 발전하면 제조업의 경쟁력도 생산량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 속도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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