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이제 바다로 간다…삼성중공업 ‘부유식 데이터센터’ 글로벌 선점 나서
- 그리스·영국·미국 기업과 연쇄 협력 체결…FDC 생태계 구축 본격화
- AI 데이터센터 폭증에 따른 전력·부지 문제 해결 대안으로 주목
- 조선업과 AI 인프라 융합…새로운 미래 먹거리 시장 부상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AI 인프라로 주목받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Floating Data Center)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섰다. 조선 기술과 AI 인프라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선박 박람회인 ‘포시도니아 2026’에서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Capital), 영국 로이드 선급(Lloyd’s Register)과 부유식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기술 개발과 건조를 담당하고, 캐피탈은 프로젝트 발굴 및 투자, 로이드 선급은 관련 규정과 인증 체계 구축을 맡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로이드 선급 산하 컨설팅 기업인 로이드 어드바이서리와도 별도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 시장 분석과 경제성 검증을 공동 수행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 대만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APAC 2026’에서는 미국 AI 서버 전문기업 수퍼마이크로(Supermicro)와 공동개발 협력(JDP)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상 환경에서 필요한 위치 제어와 염분·습도 차단 기술을 개발하고, 수퍼마이크로는 해상 환경에서 AI 서버의 안정적인 운영 조건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가 부유식 데이터센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시대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피지컬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육상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과 냉각 비용, 부지 확보, 주민 민원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바닷물을 활용한 자연 냉각이 가능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고, 육상 부지 부족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특히 대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한 항만과 연계할 경우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AI 산업 성장 속도 역시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어스에 따르면 세계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4년 약 3억 달러 규모에서 2034년 8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의 기술적 강점을 활용해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초대형 해양플랜트와 LNG선 건조 과정에서 축적한 해상 구조물 설계 기술과 안정성 확보 역량을 데이터센터 사업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신규 사업 진출을 넘어 조선업의 산업 지형 변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과거 조선산업이 선박 건조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 해상 에너지 플랫폼, 탄소중립 인프라 등 첨단 기술 기반 해양 플랫폼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만큼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시대에는 GPU와 서버를 수용할 공간과 전력, 냉각 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바다 위 데이터센터는 조선·해운업에 열려 있는 기회의 시장”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삼성중공업의 행보가 향후 AI 인프라 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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