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에 들어간 오아시스…300억원 동맹, 새벽배송 성장공식 바꿀까
- 토스쇼핑에 첫 외부 전용관…신선식품 7000여종 판매
- 토스는 장보기 경쟁력, 오아시스는 900만 이용자 접점 확보
- 신규 고객·수익성 동시 확보하면 IPO 재도전 기반 마련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이 금융 플랫폼 토스와 손잡고 자체몰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난다. 토스쇼핑에 처음으로 외부 전용관을 열고 300억원의 지분 투자까지 유치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와 외형 확대에 나섰다. 직접 물류망을 갖춘 유통업체와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이 역할을 나누는 새로운 장보기 동맹이다.
오아시스와 토스는 커머스 전속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7일 토스쇼핑에 ‘오아시스마켓 전용관’을 열었다. 오아시스가 외부 플랫폼에 독립된 전용관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용관에서는 오아시스가 직접 매입·판매하는 신선식품 약 7000종을 선보인다. 이용자는 오아시스마켓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토스 앱에서 상품 검색과 주문, 결제, 배송 조회, 고객 문의까지 처리할 수 있다. 상품과 재고 정보는 실시간으로 연동되며 배송은 오아시스의 기존 물류망이 담당한다. 자사몰에서 제공하는 가격과 적립 혜택, 소비기한 임박 상품 할인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양사의 협력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교환하는 구조다. 토스쇼핑은 월간활성이용자 약 900만명을 확보했지만 신선식품을 직접 매입하고 냉장·냉동 물류와 새벽배송망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오아시스와 협력하면 대규모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일상적으로 반복 구매가 발생하는 장보기 영역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
오아시스는 토스의 이용자 기반을 새로운 판매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오아시스의 연결 매출은 276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51.2% 증가했다. 수익성을 개선한 반면 매출 성장을 다시 끌어올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체 플랫폼에서 고객을 직접 모집하려면 광고와 할인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토스 앱 안으로 들어가면 금융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20∼40대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상품을 노출할 수 있다. 별도 회원가입 없이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는 점도 첫 구매의 문턱을 낮추는 요소다.
양사는 단순 입점보다 강한 결속을 위해 지분 투자도 병행했다. 토스는 오아시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3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 전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오아시스는 조달 자금을 주문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설비와 인력, 제휴 관련 운영자금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제휴는 네이버와 컬리의 협력 모델과도 닮았다. 컬리는 지난해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열어 자체 플랫폼 밖으로 판매 영역을 확장했다. 대규모 플랫폼은 상품과 배송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고, 전문 유통업체는 고객 유입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같은 모델이 자리 잡으면 신선식품 시장의 경쟁축도 개별 쇼핑몰 간 대결에서 플랫폼과 전문 사업자가 결합한 연합전으로 옮겨갈 수 있다.
다만 토스의 많은 이용자가 곧바로 장보기 고객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방문 목적과 식품 구매 목적이 다른 데다 쿠팡·컬리·SSG닷컴 등 기존 사업자들이 배송 편의와 멤버십 혜택으로 고객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오아시스 고객이 구매 채널만 토스로 옮긴다면 전체 매출을 늘리는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주문 증가 이후에도 오아시스가 현재의 흑자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신선식품은 재고 폐기와 냉장·냉동 배송 비용이 크기 때문에 거래액 확대가 반드시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토스 전용관에서 확보한 신규 고객 비중과 재구매율, 주문당 금액, 물류비 변화가 협업의 실질적 성과를 판단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오아시스는 2023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이후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와 기업공개 재추진을 직접 연결하지 않고 있지만, 토스와의 협업을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함께 입증한다면 향후 IPO 재도전 때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다.
결국 300억원보다 중요한 것은 토스의 이용자 규모를 오아시스의 반복 구매 고객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이번 동맹이 흑자형 새벽배송 업체의 외형 성장이라는 해법을 제시할지, 플랫폼 입점 효과에 그칠지는 앞으로 축적될 실제 구매 데이터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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