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뇌파로 고른 향수, 감정 담은 색 한 병…SKT가 만든 ‘데이터 놀이터’

  • T팩토리 성수서 11월 15일까지 체험전 ‘이모션 랩’ 운영
  • 사진 볼 때 나타나는 뇌파·생체반응을 향과 색으로 재구성
  • 데이터센터를 감성 공간으로 번역…생체정보 처리 투명성이 신뢰 좌우

사진을 바라볼 때 떠오르는 감정이 향수가 되고, 그 순간의 생체반응이 한 병의 색으로 남는다. SK텔레콤이 데이터센터의 기술적 개념을 시민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감각 콘텐츠로 바꾸며 통신 브랜드 공간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성동구 브랜드 체험 공간 ‘T 팩토리 성수’에서 신규 전시 ‘이모션 랩’을 19일부터 오는 11월 15일까지 운영한다.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능인 ‘저장·처리·연결’을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낸 ‘데이터센터 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다. 감정 데이터를 색과 향으로 구현해 온 브랜드 ‘랜덤 다이버시티’가 기획에 참여했다.

1층에서 운영되는 ‘센트 오브 이모션’은 관람객이 소중한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진을 볼 때와 여러 향료를 맡을 때 나타나는 뇌파 패턴을 비교하고, 유사한 반응을 보인 향료를 조합해 개인 향수를 만드는 방식이다. 완성된 향수는 관람객이 작성한 편지와 함께 패키지로 제공된다.

이 체험은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인증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 가운데 선착순 1000명에게는 향을 담는 심장 모양 펜던트와 석고 장식품도 제공된다. 무료 체험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과 온라인 확산을 유도한 구성이다.

지하 1층의 ‘컬러 오브 이모션’에서는 사진을 보는 동안 측정한 뇌파와 생체반응을 분석해 감정을 하나의 색으로 표현한다. 결과물은 색이 담긴 작은 병인 ‘이모션 바이알’과 감정 리포트로 제작된다. 이용료는 2만원이며 SK텔레콤 고객에게는 20% 할인된 1만6000원이 적용된다.

다른 참가자의 감정을 색으로 살펴보고 자신과 비슷한 반응을 찾아보는 ‘이모션 바이알 미디어 월’과 색에 담긴 사연을 열람하는 ‘이모션 백신 라이브러리’도 마련됐다. 개인의 체험 결과를 공간 안에서 다시 연결해 데이터가 축적되고 공유되는 과정을 시각화한 셈이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서버와 저장장치처럼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데이터센터를 기억과 감정의 언어로 번역했다는 데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사진 데이터를 소재로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사진관과 카메라를 재현한 첫 전시 ‘Back to the ___’를 선보인 바 있다. 사진에 이어 감정을 소재로 선택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일상의 경험을 보관하고 재구성하는 공간으로 전달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다만 뇌파와 생체반응으로 복잡한 감정을 객관적으로 판독하거나 특정한 향·색과 보편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측정값을 바탕으로 감정을 감각적인 결과물로 재해석하는 체험형 전시에 가깝다. 과학적 진단보다는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과 마음을 돌아보도록 돕는 상호작용 콘텐츠라는 의미가 크다.

뇌파와 생체신호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의 수집 범위와 이용 목적, 저장 기간, 폐기 방식 등을 관람객에게 명확하게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성을 앞세운 체험일수록 개인정보 처리 과정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돼야 브랜드 경험도 긍정적으로 남을 수 있다.

T 팩토리 성수에는 전시와 함께 휴식 공간인 ‘T 팩토리 라운지’와 무료 짐 보관 서비스도 운영된다. SK텔레콤이 통신 서비스 판매를 넘어 체험과 휴식,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도심형 브랜드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전시의 성과는 화제성이나 방문객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일회성 팝업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을 이해하기 쉬운 경험으로 지속해서 변환할 수 있는지, 생체정보 활용 원칙을 투명하게 제시할 수 있는지가 T 팩토리 성수의 차별화와 신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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