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전기차 공장서 하이브리드 생산 개시…관세·전기차 둔화 대응 본격화
- 미국 조지아 HMGMA서 첫 하이브리드 모델 ‘기아 스포티지 HEV’ 양산 시작
-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전동화 복합 생산기지로 진화…연간 생산능력 50만대 확대
- 美 관세 대응·하이브리드 수요 증가 맞물리며 북미 현지 생산 전략 강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돌입하며 북미 시장 공략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하고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강화되면서 현지 생산 비중 확대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기아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을 본격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HMGMA에서 생산되는 첫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기존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순수 전기차만 생산해왔으나 이번 생산 개시를 계기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모두 생산하는 복합 전동화 생산기지로 전환하게 됐다.
HMGMA는 당초 연간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됐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급증하고 전기차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생산 전략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혼류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설비 확충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간 50만 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생산 차종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수입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현지 생산 능력 확보는 가격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연간 36만 대, 기아 조지아 공장 34만 대에 HMGMA 생산능력까지 더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연간 생산능력은 120만 대 규모에 이르게 된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 약 183만 대의 65%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기아는 기존 조지아 공장과 HMGMA를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연간 최대 55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스포티지를 현지 생산함으로써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기념 행사에서는 HMGMA의 첨단 자동화 기술도 공개됐다. 첫 번째 생산 차량인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자율이동로봇(AMR)에 실려 무대에 등장하며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HMGMA는 조지아 인재들로 구성된 우수한 제조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혁신적인 차량 생산을 통해 지역 경제와 산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기아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라며 “HMGMA 생산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변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평가한다. 순수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병행하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미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전기차 가격 부담 등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차량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중심으로 전동화 전환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출발한 HMGMA가 하이브리드 생산까지 아우르는 전동화 허브로 진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경쟁력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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