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은 완전체로, 효리수는 새 유닛으로…장수 걸그룹의 ‘두 번째 전성기’
- 핑클, 21년 만에 이효리·옥주현·이진·성유리 완전체 활동 준비
- 소녀시대 효연·유리·수영은 새 유닛 ‘효리수’로 정식 음원 발매
- 과거 복원과 신규 조합 병행…K팝 여성그룹의 활동 방식 확장
1세대 대표 걸그룹 핑클이 21년 만에 완전체 활동을 준비하는 가운데 소녀시대 멤버 효연·유리·수영이 결성한 유닛 ‘효리수’가 정식 데뷔해 주목받고 있다. 하나는 원래 멤버 전원이 다시 모이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장수 그룹 안에서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K팝 여성그룹의 활동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젬스톤이앤엠은 이효리와 옥주현, 이진, 성유리 등 네 멤버와 함께 핑클 완전체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핑클이 팀 이름을 내걸고 지속적인 활동에 나서는 것은 2005년 디지털 싱글 ‘포에버 핑클’ 이후 약 21년 만이다.
핑클은 2019년 JTBC 예능 프로그램 ‘캠핑클럽’을 통해 완전체로 재회하고 신곡 ‘남아있는 노래처럼’을 발표했다. 당시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확인했지만 방송과 연계된 특별 프로젝트에 가까웠다. 이번에는 기획과 운영을 담당할 회사가 참여해 음원과 공연,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음반 발매일과 공연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핑클이 오랜 공백을 지나 원래의 완전체를 복원하는 사례라면 효리수는 기존 그룹의 자산을 바탕으로 전에 없던 조합을 만든 경우다. 효리수는 소녀시대 효연·유리·수영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유닛으로, 지난 8월 31일 첫 디지털 싱글 ‘스키비디’를 발표했다.
효리수의 시작은 대형 기획사가 처음부터 설계한 전통적인 유닛 기획과도 달랐다. 효연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세 멤버가 메인 보컬과 센터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예능형 콘텐츠로 출발했지만 시청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실제 음원 발매와 무대로 이어졌다.
첫 싱글에는 타이틀곡 ‘스키비디’와 수록곡 ‘로키 인 러브’가 담겼다. ‘스키비디’는 하우스와 힙합을 넘나드는 구성에 인터넷 밈을 활용해 유쾌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로키 인 러브’는 레트로한 분위기와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로 소녀시대 활동기의 감성을 떠올리게 했다. 새로움과 추억을 한 싱글 안에 함께 배치한 셈이다.
효리수는 콘텐츠에서 생긴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호흡과 농담을 실제 음악 상품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완전체 일정이나 기존 유닛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활동 의지가 맞는 멤버들이 먼저 모여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핑클과 효리수의 행보는 장수 걸그룹의 활동이 과거 히트곡을 다시 부르는 일회성 무대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핑클은 각자의 삶과 경력을 쌓은 네 멤버가 다시 팀의 서사를 이어가는 방식이고, 효리수는 소녀시대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관계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최근 2NE1이 데뷔 15주년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베이비복스가 14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음악을 직접 소비한 팬들의 구매력이 커졌고, 스트리밍과 유튜브·숏폼을 통해 기존 곡과 멤버들이 젊은 세대에 다시 발견되는 환경도 장수 그룹의 활동 재개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 아이돌의 활동 연령을 바라보는 대중문화의 기준도 넓힌다. 젊음과 신인성에 집중했던 걸그룹 시장에서 결혼과 육아, 연기, 뮤지컬, 솔로 활동 등 서로 다른 삶을 거친 멤버들이 중년에도 새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성공의 관건은 추억에만 기대지 않으면서 기존 팬들이 기억하는 정체성을 어떻게 이어가느냐다. 핑클은 네 멤버의 현재를 담은 음악과 이야기가 필요하고, 효리수는 예능 콘텐츠에서 얻은 화제성을 지속적인 음악적 개성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핑클의 완전체 복귀와 효리수의 신규 유닛 데뷔는 서로 다른 선택처럼 보이지만 방향은 같다. 과거의 이름을 박제된 추억으로 남겨두지 않고 지금의 세대와 환경에 맞게 다시 움직이는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들의 행보가 K팝 여성그룹의 생명주기를 어디까지 확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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