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테크

삼성물산, 美 카이로스 파워에 7000만달러 투자 추진…차세대 SMR 선점 나선다

  • 용융염 냉각 방식 ‘헤르메스’ 실증로 설계·시공성 검토 참여
  • 미국 상용 원자로 EPC 수행 우선권 확보…글로벌 사업 공동 발굴
  • 경수로형에서 비경수로형까지 SMR 기술 포트폴리오 확대

삼성물산이 미국 차세대 원자로 개발기업 카이로스 파워에 약 7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건설 중인 실증로의 설계·시공성 검토에 참여하고 향후 미국에 건설될 상용 원자로의 설계·조달·시공(EPC) 수행 우선권도 확보해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진출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23일 미국 카이로스 파워와 차세대 SMR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협약식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클라이밋 위크 NYC’ 기간 중 JP모건 주관 행사와 연계해 진행된다.

2016년 설립된 카이로스 파워는 독자적인 ‘KP-FHR’ 기술을 기반으로 용융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비경수로형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용융염은 고체 상태의 염을 고온에서 녹인 액체 물질이다.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기존 경수로형 원자로는 고온에서도 물을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높은 압력이 필요하다. 반면 카이로스 파워의 원자로는 용융염 냉각 방식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에서 고온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압 설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원자로에서 생산된 고온의 열을 발전뿐 아니라 산업용 열 공급과 수소 생산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카이로스 파워는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헤르메스’ 실증로를 건설하고 있다. 헤르메스는 비경수로형 원자로 가운데 약 50년 만에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건설 승인을 받은 사업으로, 2031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에 따라 헤르메스 실증로의 설계와 시공성 검토 등에 참여한다. 카이로스 파워가 앞으로 미국에서 추진하는 상용 원자로 건설사업의 EPC 수행 우선권도 확보하기로 했다. 양사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사업 협력과 함께 카이로스 파워에 약 7000만달러, 한화로 약 95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단순히 상용 원자로 건설 단계에서 시공사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기술 실증 초기부터 사업 경험을 축적하고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GE 버노바 히타치 등과 협력해 루마니아와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시장에서 경수로형 SMR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카이로스 파워와의 협력으로 사업 범위를 용융염 냉각 기반의 비경수로형 차세대 원자로까지 확대하게 됐다.

차세대 SMR은 전력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에 필요한 전기·열 공급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여러 원자로 기술기업과 협력하면서 향후 어떤 방식이 상용화되더라도 EPC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사업은 업무협약과 투자 추진 단계이며, 실질적인 성과는 헤르메스 실증로의 건설과 성능 검증, 규제기관의 추가 인허가, 상용 원자로의 경제성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차세대 원자로의 특성상 초기 사업 참여가 실제 수주 경쟁력과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창욱 삼성물산 에너지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차세대 SMR 실증과 상용화 과정에서 카이로스 파워와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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