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부품 장기계약 4조원 육박…데이터센터 투자 온기 확산
- 실리콘 캐패시터·MLCC·인덕터 등 올해 공개 계약 약 3조9490억원
- 내년부터 순차 공급…수주 확대를 생산·품질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이 반도체를 넘어 전자부품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AI 서버가 늘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장시간 가동을 뒷받침하는 부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의 장기공급계약 확대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9일 공개된 삼성전기 공시 종합 내용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10월 6일까지 발표된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인덕터 관련 장기공급계약은 6건, 약 3조9490억원 규모다. 계약 물량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기 연결 매출 11조3145억원의 약 35%에 해당한다. 다만 계약금액은 일정 기간 공급할 물량을 합산한 규모로, 올해 매출에 즉시 반영되는 금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수주 품목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실리콘 캐패시터 계약을 시작으로 AI 서버용 MLCC 계약이 이어졌고, 이후 인덕터를 포함한 계약도 공개됐다. 특정 부품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AI 서버에 필요한 여러 부품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MLCC는 전자회로에서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AI 서버용 제품은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장시간 작동해야 해 용량과 신뢰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부품이지만 서버 전체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한다.
삼성전기는 지난 9월 글로벌 대형기업과 약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발표했다. 해당 계약의 공급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12월까지다. 회사는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장기계약은 부품기업이 생산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고객사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면 설비와 원료, 인력 운영을 준비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고객사 역시 필요한 시기에 부품을 공급받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흐름은 국내 산업에도 의미가 있다. AI 산업을 소프트웨어와 고성능 칩만으로 바라보면 전자부품과 소재,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놓치기 쉽다. 데이터센터가 확대될수록 이를 구성하는 부품의 성능과 공급 안정성도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된다.
다만 수주 확대를 실적으로 연결하려면 생산과 품질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계약 물량을 정해진 시기에 공급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 AI 서버의 기술 변화에 맞춰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삼성전기의 계약 확대는 AI 투자 효과가 국내 부품산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수주 규모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인 공급과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능력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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