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유통

[트렌드 나우] 피자 주문했더니 아이돌 브로마이드…외식업계, 팬심을 고객으로 바꾼다

  • 도미노피자, 리센느 한정판 굿즈로 자사 앱·멤버십·포장 주문 유도
  • 포토카드·브로마이드의 희소성과 수집 욕구가 구매·SNS 확산으로 연결
  • 일회성 팬 구매를 브랜드 재이용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

피자와 치킨, 커피를 주문했더니 아이돌 포토카드와 브로마이드가 따라온다. 외식업계가 인기 연예인의 얼굴을 광고에 노출하는 전통적인 스타 마케팅에서 벗어나, 팬들이 직접 소유하고 교환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오는 28일부터 9월 14일까지 브랜드 모델인 걸그룹 리센느(RESCENE)의 한정판 브로마이드를 증정하는 멤버십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자사 앱에서 프리미엄 피자 L사이즈를 포장 주문한 ‘도미노피자 매니아’ 회원에게 브로마이드 2종 가운데 1종을 무작위로 제공한다.

브로마이드는 리센느 멤버 전원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단체 디자인과 여러 이미지를 조합한 콜라주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한정 수량으로 마련돼 매장별 물량이 소진되면 행사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피자 구매 고객에게 연예인 사진을 주는 단순한 증정 행사다. 그러나 주문 조건을 들여다보면 외식업계의 달라진 마케팅 방식이 드러난다. 자사 앱 이용과 멤버십 가입, 프리미엄 제품 구매, 포장 주문을 하나의 행사에 연결해 팬의 관심을 실제 주문과 회원 확보로 전환하는 구조다.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은 구매 시점을 앞당기고, 무작위 증정 방식은 어떤 디자인이 나올지 기다리는 재미를 더한다. 원하는 굿즈를 얻지 못한 팬들은 다른 팬과 교환하거나 추가 구매에 나설 수 있다. 브로마이드 개봉 사진과 교환 게시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알리는 효과도 발생한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7월 리센느를 새로운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뒤 광고와 신제품을 공개하고, 포토카드에 이어 브로마이드 프로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모델 발탁과 광고 한 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굿즈와 이벤트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팬들의 관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마케팅은 피자업계와 치킨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전속모델 아이브 멤버들의 한정판 포토카드를 활용한 행사를 진행했고, BBQ도 스트레이키즈 멤버 필릭스의 포토 굿즈를 무작위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커피·편의점·식품업계에서도 아이돌과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적용한 제품과 굿즈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아이돌 굿즈가 외식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음식에 ‘수집 경험’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맛과 가격, 할인 혜택이 비슷한 상황에서 한정판 굿즈는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드는 새로운 구매 이유가 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소비가 식음료 구매와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셈이다.

특히 자사 앱 중심의 행사는 배달 플랫폼에 머물던 소비자를 브랜드의 직접 고객으로 데려오는 효과가 있다. 앱에 가입한 고객에게 신제품과 할인 정보를 다시 전달할 수 있고,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후속 프로모션도 진행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굿즈 제작비를 단순한 사은품 비용이 아니라 신규 회원과 재구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

과거의 브로마이드가 방 벽에 붙이는 대형 연예인 사진이었다면 최근의 아이돌 굿즈는 팬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역할이 넓어졌다. 디지털 화면에서 언제든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는 세대가 오히려 손에 잡히는 포토카드와 브로마이드에 매력을 느낀다는 점도 흥미롭다. 소유하고 보관하며 다른 팬과 교환할 수 있다는 경험은 디지털 이미지로 대체하기 어렵다.

다만 굿즈가 실제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행사가 끝난 뒤 팬들이 다시 해당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면 주문 증가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한 반복 구매를 지나치게 자극하거나 매장별 재고 정보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불만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팬덤 마케팅의 성패는 굿즈를 얼마나 많이 배포했는지가 아니라 이를 계기로 유입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는지에 달려 있다. 한정판 브로마이드가 첫 주문을 만들 수는 있지만 두 번째 주문을 결정하는 것은 피자의 맛과 가격, 주문 편의성, 매장 경험이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의 아이돌 굿즈 경쟁은 음식만 판매하던 브랜드가 콘텐츠와 수집 경험까지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자 상자와 함께 전달되는 한 장의 브로마이드가 팬심을 움직이고 앱 가입과 구매, SNS 확산까지 이끌어내는 시대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