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선택한 한국…AI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선 삼성·SK·LG·현대차·네이버
- GTC 2026 이후 한국 찾는 젠슨 황, AI 동맹 구축 본격화
- 반도체·로봇·드론·소버린AI까지 한국 기업들과 협력 확대
- AI 인프라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축으로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흐름을 좌우하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시선이 다시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대만에서 열린 GTC 2026과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친 젠슨 황이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과 연쇄 회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AI 시대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지형을 재편할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총수들과의 만남이 상징적인 이벤트였다면, 올해는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한층 커졌다.
올해 GTC 2026에서 젠슨 황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AI는 더 이상 데이터센터와 챗봇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GTC 2026에서 로봇과 자율주행차, 드론 등 피지컬 AI 기반의 지능형 기계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제시한 가운데, 젠슨 황 CEO의 한국 방문이 관련 산업 생태계 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GPU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뿐 아니라 네트워크, 로봇 플랫폼, 자율주행 플랫폼, 디지털 트윈 기술까지 아우르며 AI 산업 전반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젠슨 황이 강조한 ‘AI 팩토리(AI Factory)’와 ‘피지컬 AI(Physical AI)’는 엔비디아의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엔비디아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피지컬 AI가 확산될수록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핵심 메모리 공급업체로 자리 잡았고,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HBM4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시대의 핵심 연료가 되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에 한국 기업들이 서 있는 셈이다.
젠슨 황이 컴퓨텍스 기간 중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위한 별도의 만찬 자리를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는 단순한 고객 관계를 넘어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동맹 성격이 강하다.
이번 방한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의 기계와 결합해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차와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드론, 스마트팩토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젠슨 황이 LG그룹과 현대차그룹 등과의 협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G는 로봇과 스마트홈,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은 엔비디아가 구상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최적 실증 무대로 평가받는다.
최근 네이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네이버는 드론 자율비행 플랫폼 기업 유비파이에 투자하며 피지컬 AI 사업 확대에 나섰다. 네이버가 보유한 AI,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기술과 유비파이의 드론 운용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시티와 공공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젠슨 황이 강조하는 피지컬 AI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AI가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드론과 로봇,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의 기계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산업 혁신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전략 역시 관심을 모은다. 국가별 언어와 문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네이버는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형 AI 모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각국의 AI 주권 강화 흐름에 맞춰 국가 단위 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양측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GTC 2026과 젠슨 황의 아시아 행보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반도체를 넘어 국가 단위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AI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주도하고, 대만이 첨단 반도체 생산을 담당한다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업, 로봇, 자율주행, 소버린 AI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가치사슬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젠슨 황이 연이어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파트너이며, AI 인프라부터 피지컬 AI까지 미래 산업을 함께 구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결국 이번 젠슨 황의 한국 방문은 단순한 기업인 간 회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반도체와 로봇, 드론, 자율주행, 소버린 AI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함께 만들어갈 다음 10년의 AI 생태계가 세계 산업 지형을 바꾸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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