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두산, 2조3000억원에 SK실트론 인수…AI 반도체 시대 겨냥 ‘3대 성장축’ 완성

  • SK실트론 지분 70.6% 2조3000억원에 인수…국내 유일 웨이퍼 기업 품었다
  • 반도체 소재·테스트·웨이퍼 연결…전·후공정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축
  • SK는 리밸런싱 마무리·AI 투자 재원 확보,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 강화

두산그룹이 2조3000억원 규모의 SK실트론 인수를 확정하며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에너지와 기계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핵심 소재 기업을 더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두산은 31일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2조3000억원이며, 거래 종결은 내년 1월 말로 예정됐다. 이번 계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포함되지 않았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기업으로, 300㎜(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핵심 소재 기업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이 만들어지는 기판으로 전공정 전 과정의 기반이 되는 핵심 소재이며, 반도체 수율과 성능을 결정하는 전략 품목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로 두산은 기존 반도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2022년 국내 반도체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인수해 현재 두산테스나로 운영하고 있으며, ㈜두산 전자BG 사업부를 통해 AI 반도체용 동박적층판(CCL) 등 첨단 소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SK실트론이 합류하면서 반도체 전공정 핵심 소재인 웨이퍼와 기판 소재, 후공정 테스트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소재부터 테스트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두산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산은 향후 SK실트론을 상장하지 않고 그룹 내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회사는 웨이퍼 사업이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오는 2031년 SK실트론 매출 목표를 약 3조원으로 제시했다.

인수 이후에는 조직과 사업 통합(PMI)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기술 및 고객 기반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특히 기존 SK그룹 계열이라는 이유로 일부 고객 확보에 제약이 있었던 부분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고객사 확대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두산이 창립 130주년을 앞두고 성사시킨 대형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두산은 지난 수년간 에너지, 로봇, SMR(소형모듈원전), 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왔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에너지·기계·반도체를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축으로 완성하게 됐다.

반면 SK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추진해 온 SK는 SK실트론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AI 중심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국내 산업계의 대표적인 빅딜로 평가된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첨단 소재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두산은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고, SK는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래 성장동력과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며 “실트론은 상장하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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