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은 기억, 춤은 세계의 언어…23개국 안동서 함께 춘다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10월 4일까지 11일간 개최
- 한국 전통탈춤 17개 단체와 해외공연단 27개 팀 참여
- 문체부 글로벌 축제 선정…체류형 문화관광 도약 시험대
한국 탈춤과 세계 각국의 가면 문화가 경북 안동에서 만났다. 전통예술을 무대에서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탈을 쓰고 춤추며 참여하는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11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올해 축제는 ‘가면의 기억, 모두의 춤’을 주제로 지난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중앙선1942안동역과 탈춤공원, 원도심, 하회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프로그램은 24일 시작됐으며 공식 개막식은 25일 중앙선1942안동역 주 무대에서 진행됐다.
올해 행사에는 23개국 27개 해외공연단과 국내 전통탈춤 17개 단체, 마당극·창작극 10개 팀이 참여한다. 서로 다른 언어와 생활환경에서 탄생한 가면과 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체의 기억과 풍자, 해학을 표현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 탈춤 가운데 하회별신굿탈놀이와 봉산탈춤, 강령탈춤, 동래야류 등이 무대에 오른다. 한국 탈춤은 양반과 승려 등 권위적인 존재를 풍자하고 관객의 참여를 통해 공동체 갈등을 풀어낸다는 특징을 지닌다. 관객과 공연자의 경계를 허무는 전통이 세계 각국의 가면 문화와 만난다는 점이 이번 축제의 핵심이다.
공식 개막식에서는 국내외 공연단과 시민이 원도심에서 축제장까지 행진한 데 이어 해외공연단 공연과 주제공연, 대동 난장,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무대를 바라보던 관람객도 공연단과 함께 춤추는 방식으로 축제의 주제인 ‘모두의 춤’을 구현했다.
올해 주빈국은 말레이시아다. 26일 열리는 ‘말레이시아 주빈국의 날’에는 보르네오섬 사바주 공식 대표단과 공연단이 참여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와 말레이시아 전통문화 공연이 같은 무대에 오르며, 사바주 문화관에서는 현지 가면과 공예품, 관광 콘텐츠를 선보인다.
관람객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국내외 공연단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는 축제 기간 네 차례 진행된다. 세계탈놀이 경연대회와 세계창작 탈 공모전, 탈춤 그리기 대회가 열리고, 탈춤공원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탈춤과 ‘탈랄라 댄스’를 배울 수 있다.
하회마을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한 전통문화 공연과 안동의 대표 불놀이인 선유줄불놀이가 이어진다. 선유줄불놀이는 부용대와 만송정을 연결한 줄에 숯가루 봉지를 달아 불을 붙이는 줄불과 낙화, 뱃놀이가 어우러지는 전통 놀이다. 26일과 10월 3일 오후 7시, 폐막일인 4일 오후 6시30분에 재현된다.
세계창작 탈 공모전 수상작 400여점과 세계 탈 전시, 동아시아 문화도시 탈 전시도 마련됐다. 안동 전통주 박람회와 직접 가면을 만드는 마스크 아틀리에 등 지역의 음식·공예·관광을 연결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26~2028년 글로벌 축제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3년간 매년 국비 8억원을 지원받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야간 프로그램과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강화한다.
이는 축제의 평가 기준이 방문객 수에서 지역 체류시간과 소비, 국제 인지도, 주민 참여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공연이 끝난 뒤 관광객을 하회마을과 원도심, 전통주와 지역 음식으로 연결한다면 문화유산 보존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이끌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축제로 성장할수록 전통의 맥락이 화려한 볼거리에 가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국어 안내와 교통, 숙박, 안전관리도 국제 관광객의 만족도를 좌우한다. 안동의 탈춤이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웃고 참여하는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이번 축제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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