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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아이를 키운다면…연극 ‘데스포이나’, 부모됨의 의미를 묻다

  • 10월 2~4일 씨어터조이 공연…AI 아동 로봇으로 출산·양육의 고민 조명
  •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학습하는 두 AI 아이와 개발자의 관계 다뤄
  • 낭독공연·전자책 거쳐 본공연으로…연극과 영상 결합

아이를 직접 낳지 않고도 부모가 될 수 있다면, 돌봄의 마음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SF 연극 ‘데스포이나’가 인공지능(AI) 아동 로봇이라는 설정을 통해 출산과 양육, 모성의 의미를 질문한다. 기술이 인간을 얼마나 닮을 수 있는지에 앞서, 새로운 존재와 관계를 맺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고 두려워하는지에 시선을 둔 작품이다.

‘데스포이나’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씨어터조이에서 공연한다. 이예빈 작가와 주아진 연출이 참여했으며 김라연, 김예원, 조아해, 김수민, 조준원, 선유림이 출연한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AI 아이 로봇을 둘러싼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을 다룬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인공지능 기업 개발자 정아가 있다. 출산과 양육을 거부하는 정아는 난임 부부를 위한 아동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맡는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영한 AI 아동 ‘제니’와 통제 없이 학습하도록 설계된 ‘랄라’를 만나면서, 아이를 개발하는 일과 누군가의 부모가 되는 일 사이의 경계를 마주한다.

두 AI 아이의 서로 다른 학습 방식은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자신을 반영해 만든 존재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 존재를 대할 때, 사람은 어디까지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작품의 설정은 양육에 기대하는 모습과 실제 관계에서 마주하는 차이를 생각하게 하는 장치로 읽을 수 있다.

이예빈 작가는 비슷한 세대 여성들이 출산과 양육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물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단순하게 구분하기보다 서로 다른 욕망과 두려움이 얽히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주아진 연출 역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관객이 각자의 질문을 가져가기를 바란다는 제작 방향을 밝혔다.

작품은 뉴아트플랫폼 신진연극인페스티벌10에서 낭독공연으로 관객을 만났으며 전자책으로도 발간됐다. 이번에는 202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비예술인 후속발표지원사업을 통해 본공연으로 이어졌다. 연극과 영상을 결합하고 미디어 월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세계를 표현하도록 구성됐다.

‘데스포이나’의 소재는 기술이 감정을 대신할 수 있는지보다, 기술과 관계를 맺는 인간의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상대가 나의 요구에 맞춰 반응한다는 이유만으로 관계가 완성되는지, 돌봄에 따르는 부담과 불확실성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작품 속 AI 아동 로봇은 SF적 설정이다. 이를 현실에서 인간의 출산이나 양육을 대체할 기술이 구현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가상의 존재를 통해 익숙한 가족관과 돌봄의 기준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 작품의 문화적 의미가 있다.

출산과 양육의 문제를 기술의 해법만으로 설명하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의 감정과 선택을 놓칠 수 있다. ‘데스포이나’는 AI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과 망설이는 마음을 함께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 미래를 상상하는 연극이 오늘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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