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트렌드 나우] 가전 구독, 월 납부 넘어 ‘관리 서비스’ 경쟁으로

  • LG전자 베스트샵 구독 판매 비중 약 50%…삼성은 기업 고객으로 확대
  • 세척·소모품 교체·사용 안내까지 생활 방식에 맞춘 서비스 강화
  • 초기 부담과 관리 편의성에 더해 총 납부액·계약 조건 비교 필요

가전업계의 구독 경쟁이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의 관리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매달 일정 금액으로 이용하는 데 더해 설치와 점검, 세척, 수리를 묶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가전을 선택할 때 제품의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사용 이후의 관리 부담까지 따지게 되면서 기업들의 경쟁 영역도 달라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가전 구독 사업에서 매출 2조4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LG전자 베스트샵 전체 판매에서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2024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이는 해당 판매 채널의 비중으로, 국내 가전시장 전체의 구독 비율과는 구분된다.

LG전자는 약 4000명의 케어 매니저를 통해 제품 점검과 클리닝, 필터 교체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가전을 판매한 뒤 고장이 나면 수리하는 방식에서, 정기적으로 고객을 찾아가 사용 상태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접점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구독 서비스 브랜드를 ‘삼성 AI 구독’으로 바꾸고 신혼부부와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신혼 고객에게는 이사 후 가전 동작 상태 점검과 시간맞춤 세척 등을, 시니어 고객에게는 소모품 교체와 사용 방법을 안내하는 정기 전화 상담 등을 제공한다. 세부 서비스는 가입 요금제와 적용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 같은 변화는 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수고를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평일 낮에 방문 일정을 잡기 어려운 가정이나 디지털 기능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제품을 보유하는 것만큼 제대로 활용하도록 돕는 지원이 중요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가정에 같은 수준의 방문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기업 고객도 구독 경쟁의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공공기관과 호텔·의료·금융 분야 등을 위한 B2B 구독을 선보였다. 기업별 운영 환경에 맞춘 관리와 담당 엔지니어 배정 등을 제공하며, 긴급 출동은 AS 접수 후 영업일 기준 48시간 이내 방문하는 방식이다. 사업장에서는 초기 도입 비용과 함께 고장에 따른 운영 차질을 줄일 수 있는지가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소비자는 월 구독료만으로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약정기간 전체의 납부액과 선납금, 중도해지 비용, 계약 종료 후 소유권 조건 등을 확인하고 일시불 구매에 별도 관리비를 더한 비용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카드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도 실제 적용 요건을 따져야 한다. 필요한 관리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지, 방문 횟수와 소모품 제공 범위가 충분한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기업 역시 구독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장기간 고객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서비스 인력과 유지보수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판매 단계에서 약속한 관리 품질을 계약기간 내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낮은 월 납부액을 앞세우는 데서 나아가, 비용과 서비스 범위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실제 사용 과정에서 가치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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