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와디즈, 사전승인 없애자 공개 4일→20시간…AI가 전 과정 점검

  • 프로젝트 제출 즉시 처리…공개 대기시간 약 80% 단축
  • 허위·과장 표현과 지식재산권 위험 감지 후 운영자 검토
  • 메이커 진입장벽 낮췄지만 오탐·미탐 관리가 신뢰 좌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프로젝트를 먼저 심사한 뒤 공개하던 사전승인 방식에서 인공지능이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하는 체계로 전환했다. 프로젝트 공개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나흘에서 하루 이내로 줄었다. AI가 사람의 심사를 단순히 대신한 것이 아니라 ‘공개 전 차단’ 중심의 운영 방식을 ‘신속한 공개와 사후 감시’ 구조로 바꾼 사례다.

와디즈는 지난 4월 13일부터 메이커가 심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개편했다. 프로젝트가 공개되면 자체 개발한 AI가 허위·과장 광고와 법령상 주의 표현, 투자·재테크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 지식재산권 관련 위험 신호 등을 상시 탐지한다.

AI가 문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곧바로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은 운영자가 검토하고, 위반 수준에 따라 메이커에게 수정을 요청하거나 프로젝트를 비노출 처리한다. 이용자 신고와 외부 전문기관의 판단도 AI가 놓치거나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을 보완한다.

운영 전환 이후 공개 속도는 크게 빨라졌다. 와디즈가 전환 전 6개월과 제도 안정화 이후 5개월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프로젝트 제출부터 시스템상 최종 승인 처리까지 걸린 시간은 중앙값 기준 0시간으로 나타났다. 제출과 동시에 시스템 처리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메이커가 공개 시점을 설정하고 프로젝트 페이지를 최종 점검하는 시간을 포함한 제출부터 오픈 예정 공개까지의 시간은 중앙값 기준 97.7시간에서 20.5시간으로 약 80% 줄었다. 프로젝트 스토리 작성을 시작한 날부터 오픈 예정 공개까지 걸린 전체 준비기간도 12.8일에서 7.6일로 5.2일 단축됐다.

공개 속도가 빨라지면 소규모 기업과 창작자는 시장 반응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하거나 출시 시기가 중요한 제품도 심사 대기로 판매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줄어든다.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한 뒤 생산 규모를 결정하는 크라우드펀딩의 본래 기능도 강화될 수 있다.

와디즈는 최근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해 지식재산권 등 주요 분야의 오탐을 줄였으며 내부 집계 기준 약 90%의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허 정보 검증 기능도 추가해 프로젝트가 주장하는 기술과 실제 특허 등록 정보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다만 90%라는 수치는 와디즈의 내부 집계 결과로, 평가 대상과 정확도 산정 방식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상적인 콘텐츠를 문제로 판단하는 오탐뿐 아니라 실제 위험을 놓치는 미탐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사전승인 방식에서는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를 공개 전에 걸러낼 수 있지만 심사 인력과 시간에 따라 출시가 지연된다. 반대로 상시 모니터링은 시작을 빠르게 만들지만 위험 콘텐츠가 감지되기 전까지 이용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건강 효능과 투자 수익, 특허 보유 여부처럼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는 표현은 신속한 탐지와 사람의 검토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와디즈는 AI 모니터링 현황과 신고 접수, 조치 사례를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초기 보고서에서 감지된 주요 이슈는 허위·과장 광고 표현 42%, 법령상 주의 표현 28%, 투자·재테크 오인 표현 18% 순이었다. 기술 도입의 성과를 공개 속도만이 아니라 실제 위험 발견과 조치 결과로 평가하려는 시도다.

이번 변화는 플랫폼 AI가 콘텐츠 추천이나 고객 상담을 넘어 거래의 진입과 안전을 관리하는 운영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와디즈의 실험이 성공하려면 빠른 공개로 절감한 비용과 시간을 메이커에게 돌려주는 동시에 판정 기준과 오류율, 사람의 개입 절차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결국 경쟁력은 ‘얼마나 빨리 열어주는가’와 ‘공개 이후 얼마나 책임 있게 지키는가’를 함께 충족할 때 확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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