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조선소, 3조원 규모 美 미사일 계측선 수주…한미 방산·조선 협력 새 이정표
-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2척 건조 사업 확보
- 약 20억 달러(약 3조원) 규모…미국 ‘골든 돔’ 미사일 방어체계 핵심 인프라 구축 참여
- 한화의 미국 조선시장 확장과 방산 경쟁력 강화, 한미 조선 협력 본격화 기대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통해 약 3조원 규모의 미국 국방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글로벌 방산·조선 시장에서 존재감을 한층 강화했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사업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선박 건조관리 전문기업 토트서비스(TOTE Services)와 함께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이 추진하는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Missile Range Instrumentation Vessel)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 규모는 약 20억 달러(약 3조원)로 추산되며, 총 2척의 신형 계측선을 건조하게 된다.
MRIV는 미사일 시험 발사 과정에서 속도와 고도, 비행 궤적 등을 정밀 추적하고 각종 원격 측정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특수목적 선박이다. 단순한 지원함이 아니라 미사일 성능 검증과 방어체계 개발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건조되는 신형 함정은 ‘골든 디펜더(Golden Defender)’로 명명될 예정이다. 현재 운용 중인 1965년 건조된 ‘퍼시픽 트래커(Pacific Tracker)’와 1970년 건조된 ‘퍼시픽 컬렉터(Pacific Collector)’를 대체하게 되며, 첫 번째 선박은 2030년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 돔(Golden Dome)’ 구축 계획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해상 계측선은 각종 시험과 성능 검증을 수행하는 필수 인프라 역할을 담당한다.
발표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론 스타 스테이트(Lone Star State)’호 명명식에서 이뤄졌다. 필리조선소와 토트서비스는 미국 교통부 산하 해사청(MARAD)이 발주한 NSMV 5척 건조 사업도 수행 중이다. 현재까지 3척을 인도했으며, 네 번째 선박은 올해 안에, 마지막 다섯 번째 선박은 내년 중반 인도될 예정이다.
러스 보트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이번 사업 규모를 약 20억 달러라고 밝히며 “최신 미사일 계측함 ‘골든 디펜더’ 건조 계약을 발표하게 돼 뜻깊다”며 “새로운 선박은 미국의 해양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대통령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도 “새로운 두 척의 선박은 미국과 장병들을 외부 위협으로부터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조선산업 경쟁력 회복 의지를 강조했다.
데이비드 김 한화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필라델피아는 오랫동안 국가를 위한 선박을 건조해 온 역사적인 조선도시”라며 “그 전통을 이어가게 돼 자랑스럽고, 최고의 품질과 신뢰성을 갖춘 선박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 USA CEO 역시 “미국의 핵심 방위 역량 강화에 기여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필리조선소는 더욱 복잡하고 첨단화된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주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거둔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한국 기업이 소유한 유일한 미국 내 대형 조선소로, 미국 정부와 군 관련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향후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는 물론 군함과 특수목적선 건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자국 조선업 경쟁력 회복과 동맹국과의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 조선업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필리조선소를 언급하며 향후 다양한 선박이 이곳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필리조선소가 미국 조선산업 재건과 국방력 강화 정책의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수주는 한화그룹이 방산과 조선을 결합한 글로벌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신호탄이자, 한미 방산·조선 협력이 단순 기술 교류를 넘어 국가안보와 공급망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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