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태국 차기 호위함 사업자 선정…동남아 함정시장 재공략
- 태국 해군 호위함 1척 사업자로 낙점…제안 금액 약 6800억원
- 기존 기함 건조·운용 실적이 경쟁력…13년 만의 태국 후속 수주 눈앞
- 후속함·현지 건조·MRO로 이어질 경우 최대 4조원 규모 기대
한화오션이 태국 해군의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동남아시아 함정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단일 함정의 건조 금액은 약 6800억원이지만 후속함과 유지·보수·정비 사업으로 협력이 확대될 경우 전체 사업 규모가 수조원대로 커질 가능성이 있어 최종 계약 절차와 추가 발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태국 현지 업계와 매체를 인용한 국내 보도에 따르면 태국 해군은 차기 호위함 1척의 건조 사업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한화오션의 제안 금액은 부가가치세와 운송비 등을 포함해 167억3000만바트, 한화 약 6800억원이다.
이번 사업은 태국 해군이 노후 함정을 대체하고 태국만과 안다만해에서의 해상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싱가포르, 스페인, 튀르키예 조선·방산업체들이 경쟁에 참여한 가운데 한화오션이 기존 건조 실적과 태국 해군의 운용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은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3년 태국 해군으로부터 3700t급 호위함을 수주해 2018년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인도했다. 태국의 국부로 추앙받는 전 국왕의 이름을 붙인 이 함정은 현재 태국 해군 기함으로 운용되고 있다.
기존 함정의 안정적인 건조와 인도, 실제 운용 실적은 이번 후속 사업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군함은 한 번 도입하면 수십 년 동안 운용해야 하는 만큼 함정의 성능뿐 아니라 부품 공급과 승조원 교육, 정비 지원, 성능개량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같은 조선소에서 건조한 함정을 추가 도입하면 태국 해군은 기존 교육·정비 체계를 활용하고 함정 간 운용 호환성을 높일 수 있다. 한화오션 역시 앞서 공급한 함정의 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태국 해군의 요구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후속 군수지원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1척의 수주 금액보다 후속 발주 가능성에 있다. 태국 해군은 장기적으로 호위함 전력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함정 건조와 현지 조선소 협력, 장기간의 유지·보수·정비 사업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가 최대 4조원대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대 4조원은 후속함이 계획대로 발주되고 관련 사업까지 확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치다. 태국 정부의 국방예산과 정치 상황, 현지 건조 및 기술이전 조건 등에 따라 발주 시기와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확정된 계약 금액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한화오션에는 이번 사업이 해외 군함 신조 수출을 다시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화오션의 해외 군함 신규 수주는 2013년 태국 호위함 이후 오랜 기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이번 사업의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13년 만에 태국에서 후속 수주를 확보하게 된다.
동남아시아 각국이 해양 영유권 분쟁과 해상 교통로 보호, 노후 함정 교체에 대응해 해군력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호위함과 초계함,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거나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국에서 추가 운용 실적을 확보하면 한화오션이 주변국 사업에 참여할 때 중요한 수출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함정 수출 경쟁은 선박을 건조해 인도하는 방식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인력 양성, 정비시설 구축을 포함하는 장기 산업협력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수입국들은 함정을 구매하는 동시에 자국 조선·방산산업의 역량을 키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후속 사업을 실제로 확대하려면 태국 현지 조선소 및 방산기업과의 협력 구조를 구체화해야 한다.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태국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장기간 안정적으로 함정을 운용할 수 있는 유지·보수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조선업계 전체에도 이번 사업은 의미가 있다. 상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함정 설계와 전투체계 통합, 장기 군수지원 능력을 결합해 고부가가치 특수선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정 수출은 건조 이후에도 부품 공급과 정비, 성능개량을 통해 장기간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오션이 태국에서 기존 기함에 이어 차기 호위함까지 공급하게 된다면 한국 함정 수출이 일회성 거래를 넘어 동일 국가의 함대 현대화에 장기간 참여하는 사례로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사업자 선정 결과를 최종 계약으로 연결하고 첫 함정의 품질과 납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후속 발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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