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나우] 현대차, 2029년 ‘독자 자율주행 AI’ 승부…미·중과 데이터 격차 좁힐까
- 9월 11일 판교 포티투닷서 자율주행 로드맵 공개
- 2028년 엔비디아 기술 먼저 양산, 2029년 하반기 ‘아트리아 AI’ 적용
- 테슬라·웨이모는 데이터와 무인 서비스, 중국은 도심 주행보조 확산에서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이 2029년 하반기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도심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경쟁사보다 늦은 상용화 시점을 인정하면서도 엔비디아 기술로 양산 경험을 먼저 쌓고 독자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속도 경쟁보다 안전성과 기술 주도권을 함께 확보하려는 접근이지만 미국·중국 업체와의 데이터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지가 관건이다.
현대차그룹은 9월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포티투닷(42dot)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열고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의 개발 현황과 2028∼2029년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행사에서는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아이오닉6 기반 시험차가 판교에서 광화문까지 이동하고 출근 시간대 강남과 버스 통행이 많은 잠실, 비가 내리는 판교를 주행하는 영상도 처음 선보였다.
아트리아 AI는 카메라로 인식한 도로 상황을 차량의 행동으로 직접 연결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이다. 시험차는 서울 도심에서 끼어드는 차량과 보행자, 비보호 좌회전, 좁은 이면도로 등 복잡한 상황에 대응했다. 다만 정차한 버스를 피해 차로를 변경하지 않고 뒤에서 기다리는 등 안전을 우선한 방어적 주행도 나타났다.
이번 시연은 국내 도로의 복잡성을 처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공개 영상만으로 일반 운전자가 이용할 양산 시스템의 성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악천후와 공사 구간, 오토바이·보행자가 뒤섞인 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빈도와 사고 회피 성능을 장기간 검증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레벨2++’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별도의 자율주행 단계가 아니다. 도심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구간이 늘더라도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즉시 개입해야 하는 레벨2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해당한다. 현대차그룹이 국토교통부와 추진하는 광주 레벨4 실증은 제한된 운행 조건에서 차량이 주행을 담당하는 시험으로, 2029년 소비자용 레벨2++ 양산 계획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상반기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레벨2+를 양산하고 같은 해 하반기 도심 주행을 포함한 레벨2++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9년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를 양산한다. 외부 기술로 출시 지연을 줄이면서 데이터와 AI 모델, 지식재산권은 장기적으로 내재화하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카메라 중심 시스템과 무선 업데이트, 광범위한 소비자 차량 운행 데이터를 앞세우고 있다. 다만 ‘FSD’ 역시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주행보조 기능이다. 웨이모는 라이다·레이더·카메라를 결합해 일부 도시에서 운전자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술 단계가 앞서지만 운행 지역과 차량 운영비가 제한 요인이다. GM의 슈퍼크루즈는 정밀지도 기반 도로에서 안정적인 핸즈프리 주행 경험을 축적했다.
중국은 샤오펑의 VLA 기반 시스템, BYD의 ‘신의 눈’, 화웨이 ADS 등을 중심으로 도심 주행보조 기능을 빠르게 보급하고 있다. 대규모 내수시장과 짧은 업데이트 주기, 여러 가격대의 차량에 기술을 확산하는 실행력이 강점이다. 그러나 이들 소비자용 기능도 대부분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단계이며, 안전사고와 과장된 기능 명칭을 둘러싼 규제 위험은 공통 과제다.
현대차의 가장 큰 자산은 세계 190여개 국가·지역에서 연간 7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양산 기반이다. 현재 약 40대인 전용 수집차를 넘어 양산차에서 적법하게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검증·배포로 연결한다면 후발주자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반대로 개인정보 동의와 국가별 데이터 규제, 센서 표준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판매 규모가 곧바로 AI 경쟁력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2029년의 승부는 시연 영상보다 객관적인 안전 지표에서 갈릴 전망이다. 현대차는 운전자 개입률과 사고·오인식 빈도, 악천후 성능,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안정성을 투명하게 입증해야 한다. 엔비디아 기술을 거치는 2028년이 단순한 과도기에 그치지 않고 독자 AI의 학습 기반을 만드는지가 현대차 자율주행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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