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테크

불난 서버랙 찾아 덮는다…건설연, 데이터센터 화재 확산 차단 기술 개발

  • 천장 레일 따라 이동한 방화덮개가 발화 데이터랙 격리
  • 모사환경 시험서 감지 후 1분 이내 작동…추가 검증·성능 고도화 추진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난 장비만 찾아가 주변으로 열과 연기가 퍼지는 것을 억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건물이나 공간 전체의 방화 대책을 보완해 서버 장비가 설치된 개별 데이터랙 단위에서 피해 확대를 줄이려는 접근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하 데이터센터용 ‘화재 확산 방지 구획 시스템’ 시작품을 개발하고, 내부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 화재 시험을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데이터랙은 서버와 네트워크·저장장비 등을 수직으로 설치하는 선반 구조물이다. 데이터센터에는 이러한 랙과 전력·냉각설비가 밀집해 있어 화재가 인접 장비로 번지면 시설 피해뿐 아니라 데이터 유실과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광산 등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데이터센터도 검토되고 있다. 지하공간은 온도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부에 밀집한 설비의 화재 확산에 대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의 시설 내화구조나 공간 간 방화구획과 함께 데이터홀 내부의 발화 지점을 신속하게 분리하는 방식이 요구되는 이유다.

건설연이 개발한 시스템은 천장에 설치하는 이동레일과 이동체, 주름 구조의 접이식 방화덮개 등으로 구성된다. 평소에는 덮개를 상부에 접어 보관하다가 화재가 감지되면 이동체가 해당 데이터랙 위치로 이동한다.

이후 덮개가 아래로 펼쳐져 불이 난 랙을 사방에서 감싼다. 화염과 고온의 열이 인접한 랙으로 직접 전달되는 것을 차단해 화재가 옆으로 번지는 현상을 억제하는 구조다. 필요한 위치에 방화구획을 형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경기 화성시 건설연 화재안전연구본부에서 시험을 실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화재 감지 후 1분 이내에 해당 데이터랙을 격리했으며, 시험 중 방화덮개 표면온도는 100℃ 이하로 유지됐다. 덮개 외부로 연기가 새어 나오는 현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시험 조건에서 격리 성능과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다.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같은 성능을 보장하거나 화재 자체를 완전히 진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건설연은 다양한 환경에서 추가 검증과 성능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랙 배치와 천장 구조, 냉각설비 등 시설별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화재 감지부터 격리까지의 연동과 기존 소화설비와의 관계, 유지관리 편의성도 함께 살펴볼 요소다.

AI 인프라의 경쟁력은 연산 성능과 설비 규모뿐 아니라 장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얼마나 제한하는지에도 달려 있다. 개별 장비에서 시작한 사고가 시설 전체의 장기 중단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은 데이터센터 운영의 회복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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