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BV ‘PV5’ 앞세워 일본 공략 본격화…전동화 상용차 시장 승부수
- 일본 맞춤형 PBV 전략 적용…좁은 도로·재난 대응까지 고려한 설계
- 소지츠 협력 기반 판매·서비스망 확대…연내 서비스센터 100개 구축 추진
- 물류·인력난 대응 기대감…일본 EV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대안 부상
기아가 전용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모델 ‘PV5’를 일본 시장에 공식 출시하며 글로벌 PBV 전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동화 상용차 전환이 본격화되는 일본 시장을 겨냥해 맞춤형 차량 구조와 현지 특화 기능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기아는 13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기아 PBV 재팬 도쿄니시 직영점에서 ‘PV5 일본 시장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현지 계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과 타지마 야스나리 기아 PBV 재팬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일본 시장에 선보인 PV5는 기아 최초의 전용 PBV 모델이다. PBV는 물류·배송·승객 운송 등 목적에 맞춰 차량 구조와 기능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는 미래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차세대 성장 분야로 꼽힌다. 특히 전자상거래 확대와 도심 물류 증가, 고령화 사회 진입 등으로 일본에서도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기아는 일본 시장 특성을 반영해 PV5의 상품성을 현지 환경에 맞게 최적화했다. 차체와 도어, 테일게이트 등을 모듈 방식으로 구성하는 ‘플렉서블 바디 시스템’을 적용해 다양한 용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향후 고객 요구에 따라 여러 형태의 바디 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좁은 도로와 밀집된 도심 환경이 많은 일본 시장을 고려한 점도 눈길을 끈다. PV5는 전장 4695mm, 전폭 1895mm 차체에도 5.5m 수준의 회전반경을 확보해 도심 주행과 골목길 운행 편의성을 높였다.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는 차데모(CHAdeMO) 충전 규격을 기본 적용한 점 역시 현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단순한 상용 전기차를 넘어 재난 대응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도 강조하고 있다. PV5는 V2L(Vehicle-to-Load)과 V2H(Vehicle-to-Home) 기능을 지원해 비상 상황 시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 특성상 이동형 전력 인프라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일본 진출은 기아의 글로벌 PBV 전략 확대의 핵심 거점 확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동화 상용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아직 PBV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아가 선제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셈이다.
기아는 일본 내 사업 기반 강화를 위해 현지 종합상사 소지츠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에는 소지츠가 100% 출자한 ‘기아 PBV 재팬’을 설립했으며, 현재 도쿄니시 직영점을 포함해 7개 딜러샵과 5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내에는 딜러샵 11개, 서비스센터 100개 체제로 확대해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일본 최대 정비협회인 BS 서밋과의 협력을 통해 판매와 정비, 금융, 충전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종합 고객 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이후의 유지·관리 서비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 특성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우선 PV5 패신저 모델과 카고 모델을 출시한 뒤, 향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모델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후속 PBV 모델인 ‘PV7’ 출시도 예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품 경쟁력도 이미 입증되고 있다. PV5는 지난해 상용차 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세계 올해의 밴(IVOTY)’을 수상했으며, 영국 자동차 전문지 왓 카가 주관한 ‘2026 상용 및 밴 어워즈’에서도 ‘올해의 밴’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다. 유럽 안전성 평가기관 유로 NCAP 상용 밴 평가에서는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획득하며 안전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본 시장 진출이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소유 중심’에서 ‘목적 중심 이동 서비스’로 전환되는 가운데 PBV는 물류·플랫폼·에너지 산업과 결합한 새로운 성장 축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로 물류 자동화와 친환경 상용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기아가 향후 현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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