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T

삼성전자, 美 유전체 분석기업 최대주주 등극…AI·정밀의료 미래산업 승부수

  •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1억7500만 달러 추가 투자…1대 주주 지위 확보
  • DNA·RNA·단백질 동시 분석 ‘멀티오믹스’ 기술 선점 나서
  • 반도체·AI·헬스케어 융합 가속…정밀의료 시장 게임체인저 부상

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Element Biosciences)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미래 정밀의료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섰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중심의 전통 사업 영역을 넘어 인공지능(AI),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차세대 산업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10일 엘리먼트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해 1억75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4년 시리즈 D 투자에 참여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투자로 엘리먼트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단순한 재무적 수익이 아니라 미래 의료산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유전체 분석과 멀티오믹스(Multiomics) 기술 확보에 있다.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엘리먼트는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유전자 시퀀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인 99.99%를 구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존 장비 대비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높은 정확도를 유지해 글로벌 유전체 분석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더욱 주목받는 분야는 멀티오믹스 기술이다. 기존 유전체 분석이 DNA라는 생명체의 설계도를 읽는 단계에 머물렀다면, 멀티오믹스는 RNA와 단백질, 세포 변화까지 함께 분석해 생명 현상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는 암, 치매, 희귀질환 등 복잡한 질환의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규명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신약 개발 경쟁에서 멀티오믹스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엘리먼트는 특히 하나의 장비로 DNA, RNA, 단백질, 세포 변화를 동시에 분석하는 통합 플랫폼 개발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기존에는 각각 다른 장비와 분석 과정을 거쳐야 했던 작업을 단일 플랫폼에서 수행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를 통해 노리는 것은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의 융합 시너지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링, 헬스 플랫폼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AI 기술 역량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유전체 데이터와 생활 습관 데이터, 병원 임상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개인별 질병 위험도 예측, 맞춤형 건강관리, 정밀 진단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의료 서비스가 미래 의료산업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의료산업은 치료 중심에서 예방·예측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AI가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 건강 데이터를 결합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측의학(Predictive Medicine)’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AI, 모바일 기기,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삼성전자가 유전체 분석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미래 정밀의료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바이오와 AI 융합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의 축을 반도체 중심에서 AI·바이오·헬스케어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지분 확보를 넘어 AI 기반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사업과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될 경우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투자는 AI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는 바이오 데이터와 정밀의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장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미래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반도체를 넘어 AI와 바이오의 융합 영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축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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