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오만서 9300억원 발전소 수주…중동 전력시장 ‘K-EPC’ 보폭 넓힌다
- 무스카트 인근에 1700MW 미스파 가스복합발전소 건설…2029년 4월 준공
- 셉코3와 EPC 공동 수행하고 스팀터빈·발전기 직접 제작·공급
- 두큼 이어 오만서 연속 수주…전력 안정화와 에너지 전환 수요 동시 공략
두산에너빌리티가 약 9300억원 규모의 오만 미스파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설계·조달·시공을 아우르는 EPC 역무에 발전소 핵심 기자재인 스팀터빈과 발전기 공급까지 맡으면서 중동 발전시장에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만 미스파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총계약 금액은 약 9300억원으로, 최근 회사 매출액 약 17조원의 5.4%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스파 가스복합발전소는 오만 수도 무스카트 도심에서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지역에 건설된다. 발전용량은 1700MW이며, 2029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건설 전문기업 셉코3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계와 기자재 조달, 건설을 일괄 수행한다. 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스팀터빈과 발전기도 직접 제작해 공급한다.
발주처는 카타르 네브라스파워와 아랍에미리트 에티하드수전력청의 개발·투자 전문 자회사 EUDC, 오만 바흐완인프라서비스로 구성된 글로벌 디벨로퍼 컨소시엄이다.
이번 수주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단순한 발전소 시공을 넘어 자체 제작한 핵심 기자재와 EPC 역량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을 해외 시장에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스복합발전은 가스터빈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배출되는 고온의 열을 다시 활용해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스팀터빈을 돌려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같은 연료를 활용해 두 단계로 발전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스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팀터빈과 발전기는 전체 발전소의 효율과 출력, 장기 운전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두산에너빌리티가 EPC와 함께 주요 기자재까지 직접 공급하면 설계와 제작, 설치, 시운전 사이의 연계성을 높이고 사업 부가가치도 확대할 수 있다.
미스파 발전소가 완공되면 오만의 산업 성장과 도시 개발에 따라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만은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제조업과 물류, 관광, 수소 등으로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단지와 대형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성장전략의 중요한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시장 전망에서는 오만의 발전설비 규모가 2026년 14.33GW에서 2031년 21.61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발전소 건설과 핵심 기자재, 유지보수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지난 6월에도 5300억원 규모의 오만 두큼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미스파 프로젝트까지 더하면 불과 수개월 사이 오만에서 확보한 가스복합발전 수주액은 약 1조4600억원에 이른다.
두큼과 미스파는 입지와 발주 구조가 다른 별개의 프로젝트이지만, 두산에너빌리티가 오만 시장에서 연속적으로 대형 사업을 확보했다는 점은 중동 지역에서 축적한 수행 경험이 추가 수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실적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년 2월 카타르 피킹 유닛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같은 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 루마1·나이리야1과 PP12 프로젝트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2025년 6월에는 베트남에서 약 9000억원 규모의 오몬4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에서 쌓은 사업 경험에 오만의 두큼·미스파 프로젝트가 더해지면서 글로벌 가스복합발전 시장에서 수주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속 수주는 발전소의 납기와 품질, 현지 사업 수행능력을 중시하는 EPC 시장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대형 발전 프로젝트는 한 번의 계약 성과뿐 아니라 정해진 비용과 일정 안에서 발전소를 완공한 실적이 후속 수주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에서 쌓은 프로젝트 수행 경험은 이번 오만 미스파 수주에서도 신뢰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 국가의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컨소시엄에서 설계와 기자재 공급, 시공을 조율하는 역량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다.
가스복합발전 시장 확대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핵심 전원이지만 날씨와 시간에 따라 출력이 달라진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조정 전원이 요구된다.
가스복합발전은 석탄발전보다 상대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적고 출력 조절이 유연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대도시처럼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단기간에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천연가스 역시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라는 한계는 분명하다. 2029년 이후 장기간 운영될 발전소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높은 발전효율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과 친환경 연료 전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향후에는 수소 혼소 또는 전소로의 전환 가능성,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과의 연계, 디지털 기반의 발전효율 최적화 등이 가스복합발전 사업의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미스파 프로젝트에 이러한 기술이 적용된다고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후속 사업에서는 저탄소 전환 능력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현지 공급망과 인력 활용도 주요 과제다. 중동 국가들은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국 산업 육성과 고용 확대를 함께 요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지 기업과의 협력과 기술인력 양성, 유지보수 체계를 강화한다면 발전소 준공 이후 장기 서비스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발전소 사업은 준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운전되는 터빈과 발전기의 정비, 부품 교체, 성능 개선은 안정적인 후속 매출을 만들어내는 영역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기자재를 공급하는 만큼 향후 장기 유지보수와 발전효율 개선 사업으로 연결할 기회도 기대할 수 있다.
오만 미스파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이 해외 발전소를 건설하는 수준을 넘어 핵심 기자재와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함께 수출하는 사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중동에서 축적한 수주 실적을 안정적인 준공과 장기 서비스 사업으로 연결하고, 저탄소 발전기술까지 확보한다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한국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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