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美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K문학 위상 또 높였다
- 한국 작가 최초 소설 부문 수상…김혜순 이어 두 번째 쾌거
- 제주 4·3 비극과 기억·애도 서사, 세계 문단서 깊은 울림
- 번역의 힘 입증…글로벌 문학 시장에서 K문학 영향력 확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 문단의 권위 있는 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끌어올렸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작품의 영어판 ‘We Do Not Part’를 올해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국 작가가 해당 상을 받은 것은 김혜순 시인의 시 부문 수상 이후 두 번째이며, 소설 부문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은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 출판·비평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미국의 주요 평론가들이 엄격한 기준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점에서 작품성과 문학적 성취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지표로 여겨진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배경으로,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국가 폭력과 기억, 그리고 애도의 과정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소설은 주인공 경하가 친구 인선의 부탁으로 제주에 내려가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개인의 기억과 집단의 역사 사이의 균열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심사위원단은 “제주 4·3이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포착했으며, 상실 속에서도 진실과 창조를 탐구한 작품”이라며 “압도적인 분위기와 꿈같은 여운을 남기는 예술적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는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인간 존재와 기억의 본질을 탐구하는 한강 문학의 특징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다.
이번 수상은 번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영어판은 번역가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맡아 한국어 특유의 문체와 정서를 영어권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한강 역시 수상 소감에서 두 번역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언어를 넘어서는 연결”을 강조했다.

문단에서는 이번 수상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K문학의 글로벌 확장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특히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에 이어 북미 주요 문학상까지 석권하며, 특정 지역을 넘어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국 문학의 힘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문학 역시 영향력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수상은 문학 분야에서도 ‘콘텐츠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번역 출판과 해외 진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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