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워싱턴행… 반도체 투자 카드로 美 관세 협상 지원
- 대법 무죄 후 첫 공식 행보… 美 상호관세 시행 앞두고 총력전
- 삼성, 테슬라와 22조원대 공급 계약… 협상 테이블 위 영향력 확대
- 2030년까지 美 반도체 생산에 54조 투자… 기술 협력안 제시 유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29일 워싱턴으로 전격 출국했다. 지난 17일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12일 만에 확인된 첫 공식 외부 일정이다. 이 회장의 이번 방미는 오는 8월 1일 발효를 앞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총력 외교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3시 50분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행 전용기에 오른 이 회장은 출국 당시 방문 목적에 대해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 외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와 외교 소식통들은 이 회장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협력을 중심으로 한 협상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거점을 위해 총 370억 달러(약 54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텍사스 테일러 지역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으로,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출국 직전에는 의미 있는 대형 계약도 성사됐다. 삼성전자는 28일 테슬라와 약 22조80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파운드리 계약으로,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 부흥 전략과 맞물려 한국의 대미 협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의약품, 반도체 등 핵심 수입품에 대해 단계적인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이 가운데 삼성의 대규모 현지 투자와 글로벌 공급계약 실적은 한국 정부의 통상 협상에서 강력한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미국행은 단순한 경영행보를 넘어, 국가 경제와 직결된 전략적 외교 임무에 가깝다”며 “삼성의 투자 및 공급망 전략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실질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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