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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보다 높은 수익률 노린다…내달 첫 IMA 상품 출시

  • 8년 만에 1호 사업자 등장, 한투·미래에셋 첫 출시
  • 기업금융·모험자본에 직접 투자해 연 5~8% 기대
  • 은행 자금 이탈·증권사 체급 재편 가능성 부상

새로운 금융상품인 종합투자계좌(IMA)가 다음달 처음 시장에 등장한다.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8년 만에 첫 사업자가 지정된 것으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호 상품을 내놓는다. 기업금융과 중소·중견·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모험자본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받아 기업의 회사채, 인수금융, 프리 IPO 등 기업금융 자산에 70% 이상 투자하고 그 수익으로 원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가진다.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진 않지만,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만큼 사실상 원금 보장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 기본 만기는 1년 이상이며 목표 수익률은 연 5~8% 수준으로 예상된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중위험·중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위는 19일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해 IMA 출시 자격을 부여했다. 키움증권 역시 4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돼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고, 기존 발행어음 업무를 하던 증권사들과 함께 조달 여력을 확대하게 됐다. 이로써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투자 여력이 크게 넓어지며,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IMA와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일정 비중을 중소·중견·벤처기업, 신기술금융회사, 벤처캐피털 등에 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2028년까지 모험자본 비중을 25%까지 늘리도록 했고 안전자산 쏠림을 막기 위해 A등급 회사채와 중견기업 대출 등의 실적 인정 비중도 제한했다. 증권사들이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선 기업 대출, 성장 산업, 비상장 지분 투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자금 배분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은 IMA의 등장이 자금 흐름 자체를 바꿔놓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원금 보장에 가까우면서도 연 5~8%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예금에 머무르던 시중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IMA·발행어음 상품 확대에 따라 2028년까지 최소 20조원에서 많게는 40조원 이상의 신규 모험자본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금융 생태계가 커질수록 증권사 간 ‘체급’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투자 과정에서 중도해지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주식과 달리 운용보수·성과보수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질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증권사들이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모험자본 대상이 충분한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초기에는 안정형 상품 위주로 제공하되 점차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성장성이 높은 자산에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이끌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후발주자들에 대한 인가 심사도 이어갈 예정이며, 인가 성공 여부가 향후 몇 년간 각 증권사의 자금조달 능력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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