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테크

삼성중공업, AI 자율운항 기술 첫 태평양 횡단 실증 성공

  • 독자 개발 ‘SAS’, 오클랜드~가오슝 1만km 항해 무인 운항
  • 기상 데이터 기반 속도 최적화로 연료 절감·정시 도착 달성
  • 글로벌 해운업계 친환경·공급망 안정성 확보 기술로 주목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자율운항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한 컨테이너선이 태평양 횡단 실증 운항에 성공했다. 이는 자율운항 기술이 단순 충돌 회피 수준을 넘어 경제성과 친환경성까지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대만 에버그린 소속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SAS를 장착해 지난달 25일 미국 오클랜드항을 출발, 이달 6일 대만 가오슝항에 도착하는 약 1만km 구간 항해를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항해 중 SAS는 3시간마다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 총 104회의 최적 항해 가이드와 224회의 자동 제어를 수행, 선원 개입 없이 연료 절감과 정시 도착을 동시에 달성했다.

SAS는 2019년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자율운항 솔루션으로 레이더·GPS·AIS(자동식별장치)와 카메라 영상 융합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또한 엔진과 러더(방향타)를 자동 제어해 충돌을 회피하고, 주야간 사각지대 없이 주변을 감시하는 AI 인지 기능을 갖췄다. 이번 실증으로 SAS는 충돌 회피 보조 단계를 넘어 속도 제어와 항로 최적화까지 수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줬다.

해운업계에서는 기상 악화와 변동성으로 인한 도착 지연이 물류비 상승과 공급망 혼란으로 직결되는 만큼, 실시간 기상 분석 기반의 속도 최적화 기술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에버그린과 협력을 확대해 항로 최적화 기능까지 고도화함으로써 정량적 연비 절감 효과와 국제 친환경 규제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부사장)은 “SAS는 충돌 회피 보조 시스템에서 경제적 속도를 유지하며 도착 시간을 지키는 수준으로 진화했다”며 “연비 절감을 실현하는 친환경 기술로 글로벌 해운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 조선사와 해운사가 자율운항과 친환경 연료 도입을 앞다퉈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삼성중공업의 성과는 한국 조선업계가 디지털 전환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