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한국산 부품 구매·투자 확대…AI·R&D 협력 강화 선언
- 한국산 부품 구매 50% 확대, 방산 4대 수출국 도약 협력
- 대한항공 대규모 발주 등 민항·방산 전방위 파트너십 강화
- AI·소프트웨어 중심 R&D 인력 20% 증원, 국내 투자도 확대
보잉이 한국을 글로벌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공식 선언하며 협력과 투자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한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잉·대한민국 파트너십 7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윌 셰이퍼 보잉코리아 사장은 한국산 부품 구매 확대, 연구개발(R&D) 강화, 인력 증원 등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셰이퍼 사장은 “지난해 한국 협력사로부터 약 3억2500만 달러(약 4530억 원) 규모의 부품을 구매했는데, 이는 국가별 구매액 기준 5~6위 수준”이라며 “올해는 한국산 부품 구매량을 최대 50%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1~8월 보잉의 상용기 인도 대수가 385대로 전년 대비 49.2%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생산 확대와 함께 한국산 부품 의존도 역시 커질 전망이다.
보잉은 단순 구매를 넘어 한국 기업들과 공동 연구·생산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셰이퍼 사장은 “한국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자동화, 조선,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세대 항공기 생산 과정에 한국의 기술을 적극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글로벌 방산 4대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보잉도 협력할 것”이라며 제3국 공동 수출 계획까지 내놨다.
보잉과 한국의 협력은 1950년 대한국민항공(현 대한항공)의 DC-3 도입으로 시작돼 75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총 103대, 약 50조 원 규모의 차세대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 항공사 최대 발주 기록을 세웠다. 이는 보잉의 한국 내 공급망 확대와 직결된다. 현재 국내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다수의 저비용항공사(LCC)가 270여 대의 보잉 항공기를 운용 중이다.
방산 부문에서도 협력은 활발하다. 보잉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 LIG넥스원 등과 함께 F-15K 부품을 공동 개발했고, KAI는 아파치 헬기 동체를 제작한다. 최근에는 LG·LIG넥스원과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OLED) 기술을 적용한 항공전자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투자와 인력 확대도 본격화된다. 지난해 보잉의 한국 내 투자 규모는 3억25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최대 50% 증액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 인력은 내년까지 20% 늘어난다. 현재 서울 아셈타워 소재 보잉코리아기술연구센터(BKETC)에는 100여 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며 AI, 항전·전자공학, 데이터 솔루션,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 등을 연구 중이다. 이들은 차세대 항공기 운영체제 ‘보잉 리눅스’ 개발과 생산 시스템 자동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잉의 이번 행보를 글로벌 항공우주 공급망 재편 과정 속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본다. PwC는 2024년 항공우주 제조 매력도 평가에서 한국을 세계 3위로 꼽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에 기반한 방산 수출 확대, 민간 항공기 대규모 발주, AI·첨단 제조기술을 통한 R&D 협력 강화가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