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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KAIST에 미래기술 사업화 거점…100억원 R&D센터 준공

  •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4298㎡ 규모 산학협력 연구시설 조성
  • 탄소중립·바이오·첨단식품 연구에 AI 접목…시제품 제작까지 연계
  • 계열사 전략 과제 추진…연구 성과의 실제 사업 전환이 관건

롯데그룹이 KAIST와 원천기술 연구부터 시제품 제작,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공동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단순한 연구비 지원에서 벗어나 대학의 연구 역량과 그룹 계열사의 산업 현장을 한 공간에서 연결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산학협력 전략이다.

롯데는 지난 11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롯데×KAIST R&D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센터는 롯데가 지원한 건축 기부금 100억원과 KAIST 자체 기금으로 조성됐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연면적 4298㎡ 규모로 연구와 실험, 시제품 제작 및 기술사업화를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센터의 핵심 연구 분야는 바이오 지속가능성, 탄소중립 에너지·소재·공정, 첨단식품·헬스케어 등 세 가지다. 시스템대사공학을 비롯해 바이오연료·바이오플라스틱, 그린수소,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관련 연구를 추진하며 연구 전반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의 사업과 직접 연결되는 전략 기술 연구도 진행된다. 롯데케미칼은 AI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전기차 배터리용 고성능 방열소재 플랫폼을 연구한다. 고온 수전해 전극의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는 방안도 공동으로 모색한다.

롯데정밀화학은 의약용 셀룰로오스 유도체의 치환 구조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가속기의 데이터 처리 성능을 뒷받침할 초고속 전송회로 소재 연구에 참여한다. 각 연구는 아직 추진 단계로, 구체적인 사업화 시점이나 투자 성과는 후속 개발과 검증을 거쳐야 한다.

롯데와 KAIST의 협력은 이번 센터 준공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양측은 2012년 석·박사 위탁교육을 시작으로 기술이전과 인력 교류를 진행했다. 2022년에는 ‘롯데케미칼-KAIST 탄소중립연구센터’를 설립해 탄소중립 분야 8개 과제를 수행하고 관련 특허 15건을 확보했다. 이는 새로 문을 연 R&D센터의 성과가 아니라 기존 공동연구에서 나온 실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준공식에서 교수진과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동반자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KAIST는 연구 인프라 조성과 산학협력 발전을 지원한 공로로 신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번 센터는 장기 연구가 필요한 대학과 사업화 속도를 중시하는 기업이 하나의 연구 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식품·화학·첨단소재 등 서로 다른 계열사의 수요를 KAIST 연구진과 연결하면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융합기술을 발굴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건물 준공이 곧바로 기술 경쟁력이나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동 특허의 권리 배분과 후속 투자, 시제품의 양산 전환, 계열사 간 연구 조정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단기 성과보다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 환경을 유지하면서 유망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이번 산학협력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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