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S ‘마이아 200’에 HBM 단독 공급…AI 메모리 주도권 굳힌다
- MS 자체 AI칩에 HBM3E 216GB 전량 공급…엔비디아 외 성장축 확보
- 구글·AWS까지 확산되는 ASIC 수요, HBM 시장 판 커진다
- HBM4 앞두고 삼성전자와 차세대 메모리 패권 경쟁 격화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마이아 200(Maia 200)’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단독 공급하며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엔비디아 중심이던 HBM 수요가 빅테크들의 자체 AI칩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주도권 경쟁도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MS가 공개한 마이아 200에 5세대 HBM인 HBM3E를 단독으로 공급한다. 마이아 200은 TSMC의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된 MS의 자체 AI 추론용 칩으로, 한 개 칩에 총 216GB의 HBM3E가 탑재된다. SK하이닉스의 12단 HBM3E 6개가 적용된 구성이다. MS는 이미 미국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에 해당 칩을 설치했으며, 애리조나주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급은 HBM 시장의 구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HBM 수요는 엔비디아 GPU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구글의 7세대 TPU ‘아이언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3세대 ‘트레이니엄’, MS의 마이아 시리즈 등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AI칩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전략을 강화하면서, HBM은 GPU를 넘어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ASIC 고객군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 UBS는 SK하이닉스가 구글, 브로드컴, AWS 등 주요 ASIC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 역시 구글 TPU를 중심으로 상당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양사의 경쟁 구도는 고객사별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경쟁의 무대는 이미 차세대 HBM으로 옮겨가고 있다. HBM3E에 이어 6세대 HBM4를 둘러싼 각축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의 HBM4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조만간 정식 납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최초 양산 공급이 현실화될 경우,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HBM4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미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해왔으며, 현재는 최적화 과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양사는 기술 완성도와 대형 고객사 확보를 동시에 겨루는 정면 승부에 돌입한 셈이다.
AI 인프라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고성능 메모리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MS 마이아 200을 둘러싼 이번 단독 공급은 SK하이닉스가 그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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