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올해의 노래’, 리사는 ‘베스트 팝’…K팝의 다음 장면을 보여준 VMA
- BTS ‘스윔’으로 3관왕…K팝 부문과 올해의 노래 동시 수상
- 리사, ‘드림’으로 아시아 솔로 가수 최초 베스트 팝 수상
- 그룹의 영향력과 멤버 개인의 창작 영역이 함께 확장
올해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K팝을 바라볼 때 중요한 장면은 두 개였다. 방탄소년단(BTS)은 ‘스윔(SWIM)’으로 ‘올해의 노래’와 ‘베스트 K팝’을 받고 ‘베스트 그룹’까지 3관왕에 올랐다. 블랙핑크 리사는 ‘드림(Dream)’으로 ‘베스트 팝’을 수상했다. 한쪽은 그룹으로 쌓아온 영향력을, 다른 한쪽은 그룹에서 출발한 멤버가 솔로 가수로 넓힌 표현 영역을 보여준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BTS의 ‘올해의 노래’ 수상은 특히 눈에 띈다. ‘베스트 K팝’과 함께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 부문에서도 선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APT.)’가 같은 상을 받았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곡들이 연이어 이 부문에서 성과를 낸 것은 K팝 관련 음악이 국제 시상식에서 한 가지 형식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사의 성과에는 또 다른 변화가 담겨 있다. 태국 출신인 그는 한국에서 블랙핑크 멤버로 성장했고, 솔로 활동으로 자신만의 음악과 영상을 선보여 왔다. 앞서 VMA ‘베스트 K팝’을 세 차례 받았지만, 올해는 아시아 솔로 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트로피를 들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수상은 블랙핑크의 세계적 인기가 멤버 개인의 활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동시에 리사를 한국 국적의 가수처럼 설명하기보다, 한국의 K팝 산업을 발판으로 성장한 태국 출신 아티스트로 정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상작의 성격도 주목할 만하다. ‘드림’은 리사의 솔로 앨범 ‘얼터 에고(Alter Ego)’ 수록곡으로,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가 출연한 단편영화 형식의 영상에서 사랑과 상실을 그린다. 사카구치는 노래에 참여한 가수가 아니라 영상 출연자다. 리사가 강렬한 춤과 랩으로 알려진 기존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느린 곡과 연기를 통해 감정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솔로 활동의 폭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수상을 함께 보면 K팝의 확장은 단순히 해외에서 상을 더 많이 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BTS처럼 그룹 자체가 오랜 활동을 이어가며 영향력을 유지하는 길과, 리사처럼 멤버가 그룹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업과 작품을 만드는 길이 나란히 열려 있다. 한국의 기획·제작 역량이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를 키워 왔다는 점도 이 과정에서 드러난다.
다만 VMA의 성적만으로 음악 시장 전체의 평가나 지속적인 흥행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결과의 의미는 보다 구체적이다. BTS는 K팝 부문과 ‘올해의 노래’를 함께 수상했고, 리사는 블랙핑크 멤버로 얻은 인지도를 자신만의 작품 세계로 연결해 ‘베스트 팝’에 올랐다. K팝의 다음 성장을 가늠할 기준 역시 그룹의 성과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고, 그 안에서 자란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내느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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