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눈’에서 데이터 전달까지…LG이노텍, 엔비디아와 센싱 협력
- GTC 베를린서 카메라 모듈·멀티모달 비전 시스템 공개
- 센서 정보를 AI 컴퓨터로 직접 전달하는 HSB 기술 적용
- 휴머노이드 비전·로봇 핸즈로 협력 확대…내년 차세대 솔루션 선보일 계획
로봇이 주변을 보고 움직이려면 인공지능의 판단 능력만큼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센싱 기술이 중요하다. LG이노텍이 엔비디아와 로봇용 센싱 솔루션 개발에 나서면서, 광학 부품 경쟁의 범위를 카메라 성능에서 인식과 데이터 전달 체계로 넓히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일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TC 베를린’에서 엔비디아의 홀로스캔 센서 브리지(HSB) 기술을 적용한 센싱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전시 제품은 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과 여러 카메라·센서를 결합한 멀티모달 비전 시스템 등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센서와 AI 컴퓨터 사이의 연결 방식이다. LG이노텍에 따르면 HSB는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중앙처리장치(CPU)를 거치지 않고 AI 컴퓨터로 직접 전달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전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멀티모달 비전 시스템은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 서로 다른 센서의 정보를 결합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개별 부품의 성능뿐 아니라 여러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일관되게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로봇이 실제 작업 공간에서 사람과 물체를 구분하고 움직이려면 이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양사는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과 로봇 핸즈 등으로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과 연결할 수 있는 센싱 솔루션을 개발해 내년 CES와 GTC에서 공개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발표는 기술 개발과 협력 확대에 관한 것으로, 구체적인 공급 물량이나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과 로봇 분야에서 센싱 사업 기반을 넓혀 왔다. 지난해 아에바와 라이다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올해는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협력에 나섰다. 국내 도로에서 센싱 데이터를 수집하는 차량도 운영하며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부품 개발에 협력하고 북미 로보틱스 고객을 대상으로 카메라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등에서 축적한 광학·모듈 기술을 움직이는 기계의 인식 기능으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엔비디아 플랫폼과의 연결은 완성형 로봇을 만드는 기업들과 접점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 고객이 센서와 컴퓨팅 장치의 연동을 각각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줄인다면, 부품 공급사의 역할도 시스템 개발 단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사업 성과는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의 인식 정확도와 내구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구체화된다. LG이노텍의 과제는 공개한 기술을 고객사의 로봇에 적용하고 반복적인 공급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번 협력은 센싱 사업의 확장 방향을 보여주지만, 상용화 성과는 후속 제품과 수주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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