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우주 충돌·추락 예측한다…한화시스템, 한국형 ‘우주 관제망’ 개발
- 한국천문연구원과 9일 계약…국가 우주상황인식시스템 체계개발 참여
- 고도 480㎞ 감시위성과 지상 인프라 연결해 우주물체 탐지·분석
- 독자 관측 데이터 확보 첫걸음…탐지 정확도·정보 연계가 성패 좌우
한화시스템이 인공지능(AI)과 초소형 감시위성을 결합해 우주물체의 충돌과 추락 위험을 예측하는 국가 우주상황인식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국내 위성의 숫자를 늘리는 단계를 넘어 궤도 위 자산의 안전을 스스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한국형 우주 관제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9일 한국천문연구원과 ‘우주기반 우주감시위성 및 지상연계 우주상황인식체계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우주항공청이 추진하는 국가 우주상황인식시스템 ‘K-SSA’ 개발사업의 일부다.
우주상황인식(SSA)은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소행성 등 우주물체의 위치와 궤도를 관측·분석해 충돌이나 지상 추락 위험을 파악하는 활동이다. 저궤도 위성과 발사체 운용이 늘어날수록 궤도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한 위험 판단이 국가 우주개발의 핵심 기반으로 떠오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주관연구기관으로서 K-SSA의 임무와 운영 개념, 시스템 요구조건을 정립하고 세부 기술 연계와 체계 통합을 총괄한다. 한화시스템은 민간 체계개발업체로 참여해 우주감시위성 개발과 지상연계 체계 구축, 세부 시스템 통합, 시험·검증 등을 담당한다.
개발 대상인 우주기반 우주감시위성은 고도 약 480㎞의 저궤도에서 운용되는 초소형 위성이다. 우주상황인식용 광학카메라로 인공·자연 우주물체를 탐지하고 추적해 궤도와 충돌·추락 위험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관측 정보를 수집한다.
지상연계 우주상황인식체계는 감시위성과 지상 관측시설 등 여러 수단에서 확보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인프라다. AI는 축적된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물체의 이동 궤도를 계산하고 충돌 가능성과 지상 추락 위험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분석 결과는 관계기관에 공유돼 위성 회피 기동이나 추락 대응 등 후속 판단을 지원하게 된다.
우주에서 직접 관측하는 감시위성은 지상 망원경의 기상·대기·관측 시간 제약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상과 우주에서 얻은 정보를 결합하면 특정 물체를 더 자주 관측하고 궤도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번 발표만으로 위성의 발사 일정과 운용 수명, 카메라의 탐지 거리·정확도 등 구체적인 성능은 확인되지 않았다.
K-SSA 구축의 가장 큰 의미는 국가 우주자산 운용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우주물체 관측정보는 국제 협력과 해외 데이터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자체 감시위성과 분석체계를 갖추면 한반도 주변의 우주 위험을 보다 신속하게 판단하고, 군사·재난 대응에 필요한 정보의 자율성도 높일 수 있다.
한화시스템에는 방산과 위성통신, 전자광학 기술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기회다. 회사는 이번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을 자체 우주 AI 데이터 솔루션과 저궤도 위성통신체계 K-LEO에 적용하고, 향후 우주탐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8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달 착륙선 로버 전개장치 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AI 적용이 곧 정확한 예측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작은 우주물체를 탐지하려면 광학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충분한 관측 횟수와 정밀한 시간·위치 정보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기관과 장비가 생산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AI가 계산한 위험도를 사람이 검증하는 운영체계도 갖춰야 한다.
향후 경쟁력은 위성을 만드는 능력보다 관측·분석·경보·대응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서 결정될 전망이다. K-SSA가 실제 운용 단계에서 신뢰도 높은 궤도 정보와 충돌 경보를 제공한다면 한국은 우주개발국을 넘어 자국의 우주 활동을 스스로 보호하는 ‘우주 운영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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