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전쟁, 광고전으로 번졌다…삼성 ‘동명이인 팀 쿡’ 카드
- 삼성 뉴질랜드, 애플 전 CEO 동명이인 내세워 갤럭시 전환 홍보
- 미국·미얀마 계정도 아이폰 듀오 공개 전후 잇따라 견제
- 7년 앞선 폴더블 경험 강조…제품 경쟁을 온라인 화제성으로 확장
삼성전자와 애플의 폴더블폰 경쟁이 제품 사양을 넘어 소셜미디어 광고전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의 지역별 공식 계정들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공개 시점에 맞춰 유머와 반전을 활용한 게시물을 잇달아 내놓으며 선발주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 모바일 뉴질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11일 현지시간 갤럭시 Z 폴드8을 든 남성의 사진과 함께 “팀 쿡이 갤럭시폰으로 바꿨습니다”라는 게시물을 공개했다. 사진 속 인물은 애플을 이끌었던 팀 쿡이 아니라 뉴질랜드 팔머스턴노스에 사는 동명이인이었다.
계정은 “네, 그 팀 쿡 맞습니다. 팔머스턴노스 출신 팀 쿡이요”라고 반전을 밝힌 뒤 “어떤 팀 쿡을 생각하셨나요?”라고 덧붙였다. 후속 게시물에서는 이 남성이 갤럭시 Z 폴드8을 소개한다고 알리고 ‘갤럭시로 바꾸세요’라는 의미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경쟁사 전직 수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도 실제 인물은 등장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관심을 끌어낸 셈이다.
미국 공식 계정의 메시지는 보다 직접적이었다. 애플 발표를 앞두고 “우리는 여기서 세 번 접고 있을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두 번 접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부각했고, 아이폰 듀오 공개 뒤에는 삼성의 기존 기술을 다시 내놓았다는 의미의 표현으로 애플을 견제했다. 미얀마 공식 계정도 아이폰 듀오를 연상시키는 소품과 함께 폴더블 시장 진입을 환영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이번 소셜미디어 공세의 배경에는 폴더블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뒤 Z 폴드와 Z 플립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올해 7월에는 갤럭시 Z 폴드8·Z 폴드8 울트라·Z 플립8을 공개했다. 애플은 지난 9일 미국 쿠퍼티노에서 2007년 첫 아이폰 이후 19년 만의 첫 폴더블 제품인 아이폰 듀오를 선보였다.
삼성의 마케팅은 7년 동안 축적한 개발 경험을 짧고 공유하기 쉬운 콘텐츠로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제품 설명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는 메시지를 동명이인과 밈 형식으로 압축해 온라인 확산을 노린 것이다. 여러 국가의 공식 계정이 각 지역 정서에 맞는 방식으로 참여하면서 경쟁의 무대도 신제품 발표장에서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일상으로 넓어졌다.
다만 재치 있는 견제가 제품 경쟁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아이패드·애플워치를 잇는 생태계를 기반으로 기존 이용자를 폴더블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다. 삼성 역시 선발 경험을 실제 휴대성, 내구성, 소프트웨어 활용성과 시장 점유율로 이어가야 한다. 게시물의 조회 수보다 소비자가 어느 제품으로 이동하는지가 이번 광고전의 최종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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