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유통

[주간초점-성장시크릿] 새벽배송에서 리테일테크 플랫폼으로…컬리, 11년 성장 방정식 바꿨다

  • 2015년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출발해 뷰티·물류·판매자 중개로 사업 확장
  • 대규모 물류 투자와 적자 구간 지나 2025년 첫 연간 영업흑자 달성
  • 2분기 영업이익 274억원 역대 최대…지속성·IPO 일정은 추가 검증 필요

컬리의 성장사는 ‘빠른 배송’이라는 하나의 서비스가 어떻게 상품 선별과 물류 기술, 플랫폼 사업을 결합한 수익모델로 진화했는지를 보여준다. 컬리의 전신인 더파머스는 2014년 12월 설립됐고, 2015년 5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잠든 사이 상품을 배송한다는 시간 혁신에 상품 큐레이션과 냉장·냉동 품질 관리가 더해지면서 초기 성장 기반이 만들어졌다.

성장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신선식품은 재고와 폐기 위험이 크고, 온도별 보관과 포장, 배송망 구축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컬리는 2016년 송파를 시작으로 김포·창원·평택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배송 지역을 수도권 밖으로 넓혔다. 이 과정에서 매출과 거래 규모는 커졌지만 영업손실도 누적됐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2년 2335억원, 2023년 1436억원에 달했다.

자본시장도 성장성만으로 컬리를 평가하지 않았다. 컬리는 2022년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같은 해 8월 심사 결과를 통보받았지만, 2023년 1월 공모를 철회했다. 공식 공시로 확인되는 것은 심사와 철회 사실까지이며, 철회의 구체적인 판단 과정과 당시 기업가치 협의 내용은 공개 자료만으로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이후 컬리의 전략은 외형 확대에서 기존 인프라의 효율과 수익원 다변화를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2022년 뷰티컬리를 출범시키고 판매자배송상품인 3P, 판매자의 보관·배송을 지원하는 풀필먼트서비스(FBK), 멤버십과 간편결제 등을 더했다. 직매입 중심의 유통 구조에 수수료 기반 사업을 결합해 재고와 원가 부담을 낮추려는 변화였다.

실적 흐름에도 전환점이 나타났다. 2023년 1436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4년 183억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매출 2조3671억원과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첫 연간 영업흑자를 냈다. 다만 2025년 당기순손실은 154억원이었다. 영업흑자 달성이 곧바로 모든 재무 부담의 해소를 의미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은 수익구조 변화가 한 단계 더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 늘어난 7348억원, 영업이익은 274억원, 당기순이익은 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전체 거래액은 25.1% 증가한 1조786억원, 매출총이익률은 1.5%포인트 오른 35.3%였다.

마켓컬리 거래액이 25.7% 늘어난 가운데 FBK를 포함한 3P 거래액은 32.1% 증가했다. 이는 컬리의 성장축이 식품 판매량뿐 아니라 판매자와 외부 상품을 연결하는 플랫폼·물류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네이버쇼핑과 협업한 컬리N마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지만, 별도 거래액과 손익은 공개되지 않아 기여도를 독립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컬리의 11년은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소비 시간을 만든 1단계, 물류망과 상품군을 넓힌 2단계, 확보한 인프라를 수수료와 풀필먼트 수익으로 전환하는 3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은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 수치다. 그러나 향후 IPO의 성패는 한두 분기의 최대 실적보다 흑자의 지속성, 신사업별 수익성, 공개되지 않은 컬리N마트의 실질 기여도가 확인될 때 더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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