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LFP 양극재 시장 첫 진출…6년간 19만톤 이상 장기 공급 합의
- 국내 배터리사와 내년부터 2032년까지 대규모 공급 추진…3분기 정식 계약 예정
- 북미 ESS·보급형 전기차 수요 확대 대응…포항 생산라인 전환해 연말 양산
- 제철 부산물·아르헨티나 리튬 활용해 원가 경쟁력 높이고 추가 고객 확보 추진
포스코퓨처엠이 국내 배터리 업체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의 대규모 장기 공급에 합의하며 LFP 양극재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은 6일 국내 유력 배터리 업체와 LFP 양극재 장기 공급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공급 가격과 세부 조건을 조율한 뒤 올해 3분기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포스코퓨처엠은 내년부터 2032년까지 6년 동안 19만톤 이상의 LFP 양극재를 해당 배터리 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포스코퓨처엠이 LFP 양극재의 대규모 장기 공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합의는 북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ESS용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전력 인프라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저장과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ESS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수명이 우수한 LFP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을 사용하는 NCM 배터리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의 NCA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출력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과 수명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원재료 가격 변동 위험도 비교적 낮아 ESS와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를 분산하고 정전 위험을 낮추기 위한 ESS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저가 모델에 LFP 배터리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련 양극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퓨처엠은 공급 일정을 맞추기 위해 최근 포항 공장의 삼원계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고객사의 시제품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말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 설비를 전환해 활용하는 방식은 신규 공장을 처음부터 건설하는 것보다 시장 진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일부 하이니켈 양극재 설비의 가동률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생산라인을 LFP용으로 전환하면 설비 활용도를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장기적으로 포스코그룹의 원료 공급망과 제철 기술을 활용해 LFP 양극재의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산화철 등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확보한 리튬을 원료로 사용하는 신공법을 적용해 생산비를 낮추고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FP 양극재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낮은 생산비와 대규모 공급 능력을 앞세워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LFP 양극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한국과 해외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각국의 무역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해 글로벌 배터리사와 완성차 업체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장기 공급 합의 역시 북미 시장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고객사의 요구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추가 생산능력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피노-CNGR의 합작사인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지난 5월 경북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서 LFP 양극재 전용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 수요와 추가 수주 상황에 따라 연간 최대 5만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포항 공장의 전환 라인으로 초기 수요에 대응하고, 전용 공장을 통해 중장기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이중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다른 대형 고객사들과도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논의는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계약이 확정되면 이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음극재 사업에서도 공급망 다변화와 해외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약 1조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약 357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LFP 양극재 공급 합의는 포스코퓨처엠이 하이니켈 양극재와 천연·인조흑연 음극재에 이어 중저가 배터리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터리 시장이 고성능 전기차용 삼원계와 ESS·보급형 전기차용 LFP로 세분화되는 가운데 다양한 배터리 화학 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는 정식 공급계약이 아닌 사전 합의 단계인 만큼 향후 가격과 물량, 고객사 인증 등의 절차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북미 정책 변화, ESS 시장의 성장 속도 역시 실제 사업 수익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안정적인 공급망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LFP 양극재 대규모 장기 공급에 합의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다른 대형 고객사들과의 협의도 막바지 단계인 만큼 추가 수주에 맞춰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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