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보고 판단하며 걷는 로봇’ 구현…지능형 이동 시대 열다
- 시각·센서 융합 ‘인지 기반 보행’ 기술 개발…장애물 사전 인지·대응
- 35도 급경사·50계단 완주…기존 제어기 뛰어넘는 성능 입증
- 재난·산업·농업까지 확장 가능…로봇 활용 영역 대폭 확대 기대
KAIST가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보행 전략을 바꾸는 차세대 로봇 기술을 구현하며, 로봇의 ‘지능형 이동’ 시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 상황 이해와 의사결정까지 수행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 창업기업 유로보틱스와 공동으로 사족보행 로봇 제어기술 ‘드림워크++(DreamWaQ++)’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카메라와 라이다 등 외부 센서와 관절·관성 센서 등 내부 감각을 결합해 로봇이 주변 지형을 사전에 인식하고, 최적의 보행 전략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드림워크’가 시각 정보 없이도 이동 가능한 ‘블라인드 보행’에 강점을 가졌다면, 드림워크++는 여기에 인지 기능을 더해 한계를 극복했다. 과거에는 장애물에 실제로 부딪힌 뒤에야 움직임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장애물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핵심 기술은 다중 감각 기반 강화학습 구조다. 이를 통해 로봇은 다양한 센서 정보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특정 센서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감각으로 자동 전환해 안정적인 보행을 유지한다. 경량 연산 구조를 적용해 실제 환경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성능은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드림워크++를 적용한 로봇은 50개 계단(수평 30m, 수직 7.38m)을 35초 만에 완주하며 기존 블라인드 보행 및 상용 인지형 제어기를 모두 능가했다. 또한 훈련 조건보다 3.5배 가파른 35도 경사면에서도 안정적으로 등반했고, 자세를 능동적으로 조정해 에너지 효율까지 개선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학습을 넘어선 적응 능력’이다. 로봇은 27cm 높이 장애물만 학습했음에도 실제 환경에서는 42cm 계단을 약 80% 성공률로 극복했다. 이는 단순 반복이 아닌, 새로운 상황에 맞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불확실한 지형에서는 스스로 멈춰 발로 지면을 탐색한 뒤 이동하는 ‘탐색 행동’을 보였고, 별도의 경로 설정 없이도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선택하는 등 고도화된 인지 능력을 입증했다. 2.5kg의 하중을 싣고도 높은 장애물을 넘는 민첩성 역시 확인됐다.
이 기술은 사족보행 로봇에 국한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휠-족형 로봇,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난 구조, 산업 시설 점검, 산림·농업 등 기존 바퀴형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로보틱스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IEEE의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에 게재되며 기술적 완성도도 인정받았다.
로봇 산업은 최근 단순 자동화에서 벗어나 ‘자율 판단’과 ‘적응형 행동’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상황 인지와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AI와 로보틱스의 결합이 본격화될수록, 이 같은 기술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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