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유통

카카오뱅크 첫 글로벌 투자 성과 현실화…인니 ‘슈퍼뱅크’ 증시 상장 성공

  •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시총 2.4조 원…공모가 대비 25% 급등
  • 지분투자·기술이전 결합한 ‘스마트 글로벌 전략’, 2년 만에 기업가치 2.6배
  • 동남아 넘어 글로벌 디지털뱅킹 네트워크 확장 본격화

카카오뱅크의 첫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가 지분 투자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Superbank)’가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상장 첫날 슈퍼뱅크는 시가총액 약 2조4000억 원을 기록했고, 주가는 공모가 대비 약 25% 상승하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가 2023년 10월 동남아시아 슈퍼앱 기업 그랩(Grab)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한 해외 디지털은행이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9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이번 상장을 통해 불과 2년 만에 2.6배 이상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140억 원을 투자했으며, 상장 이후 보유 지분 가치는 약 204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상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청약 단계에서 100만 건 이상의 신청이 몰리며 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는 슈퍼뱅크의 성장성뿐 아니라 디지털 금융에 대한 현지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런칭 1년 6개월 만에 상장에 성공한 사례는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슈퍼뱅크의 빠른 성장은 카카오뱅크 특유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사들이 선택해 온 고비용·고위험의 대형 인수합병 방식 대신, 지분 투자와 기술 협력을 결합한 전략을 택했다. 현지 금융사의 틀을 존중하되, 모바일 뱅킹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단기간 내 안정적인 서비스 구축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출범 초기부터 상품 기획, 서비스 구조, 모바일 앱 UI·UX 전반에 걸쳐 협력해 왔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모바일 금융 성공 경험을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출시된 신상품 ‘카르투 언퉁(Kartu Untung)’은 출시 2주 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협업 효과를 바탕으로 슈퍼뱅크는 공식 런칭 9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현재는 5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랩 등 주요 주주사의 플랫폼 생태계와 결합한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도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상장 성과를 계기로 글로벌 전략을 한층 확대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진출 국가를 넓히는 동시에, 단순 지분 투자나 자문을 넘어 모바일 금융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는 역할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 인가를 획득하고 서비스 개시를 준비 중인 태국 가상은행 프로젝트에서도 상품과 서비스, 모바일 앱 개발 전반을 카카오뱅크가 주도할 예정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카카오뱅크에 최적화된 글로벌 진출 방식을 통해 모바일 금융 기술력의 경쟁력과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글로벌 디지털뱅킹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슈퍼뱅크 상장은 한국 인터넷은행 모델이 해외 금융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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