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본격 개발…K-MOSA 실전 적용 나선다
- 다종 임무장비 모듈화로 정찰·전자전·타격까지 유연한 운용 목표
-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협약, 2029년까지 193억 투입해 핵심기술 확보
- 유·무인 복합전력 시대 대비, 국내 방산 생태계와 협력 확대
대한항공이 여러 임무 장비를 하나의 기체에서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대한항공은 16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다종 임무장비 운용을 위한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모듈화·표준화 개념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8월 해당 과제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약 4개월간의 협의를 거쳐 성사됐다. 연구는 2029년 5월까지 진행되며, 총 연구개발 예산은 약 193억 원 규모다. 핵심은 임무별 센서와 장비를 모듈 형태로 설계해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장착·교체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의 무인기가 정찰, 전자전, 감시, 정밀타격 등 다양한 임무를 상황에 맞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연구는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정책인 K-MOSA의 무인항공기 분야 적용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K-MOSA는 공통 아키텍처와 표준화된 모듈을 기반으로 무인체계를 빠르게 확보하고, 장비 교체와 조합을 통해 작전 운용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개념이 정착되면 방산업체는 표준화된 기체와 장비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군 운용부대는 임무에 따라 장비를 손쉽게 교체하면서 유지보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과제 수행을 위해 LIG넥스원, 리얼타임비쥬얼, MNC솔루션 등 국내 무인기 전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기업과 함께 임무장비 개발, 임무 효과도 분석, 전자식 체결장치 등 플랫폼 핵심 요소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단일 기업 중심의 개발을 넘어 국내 방산 생태계 전반의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항공은 이미 저피탐 무인편대기 개발을 통해 차세대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2월 저피탐 무인편대기 비행시제 1호기를 출고했으며, 2호기는 총조립을 마치고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무인편대기는 스텔스 기술을 기반으로 유인 전투기와 다수의 무인기가 하나의 편대를 이뤄 정찰, 전자전, 정밀타격 임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전력체계로 평가받는다.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 초도 비행과 시험검증을 거쳐 2027년까지 유·무인 복합 비행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단일 기능 중심의 무인기에서 벗어나, 임무 확장성과 네트워크 중심 작전을 지원하는 플랫폼형 무인기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모듈형 무인기, 유·무인 복합 운용 개념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의 이번 연구는 국내 방산 기술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무인기의 경제성과 작전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기술을 적기에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K-MOSA 기반의 개방형 개념을 무인편대기 체계 개발 사업에 적용해 미래 항공 작전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국방 자주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무인전력의 역할이 갈수록 확대되는 환경 속에서, 이번 연구가 한국형 무인항공기 전략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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