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에 10.9조 규모 제련소 건립…2029년 상업가동
- 테네시주에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 연 54만 톤 핵심광물 생산
- 美 정부·방산업계와 합작, 탈중국 공급망 전략의 핵심 거점 부상
- 아연·연·구리부터 희소금속까지 북미 전략광물 시장 선점 가속
고려아연이 미국 현지에 약 10조90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며 북미 전략광물 공급망 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통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인 크루서블 메탈즈를 통해 추진되며, 아연과 연,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은 물론 금·은 등 귀금속, 안티모니·게르마늄·갈륨 등 전략광물을 통합 생산하는 복합 제련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니르스타 제련소 부지를 인수해 활용하고, 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해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한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생산 목표는 아연 30만 톤, 연 20만 톤, 구리 3만5000톤, 희소금속 5100톤 규모다. 제련소는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건설돼 2029년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 총 투자액은 74억32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약 19억4000만 달러는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현지 방산업체 등이 출자한 합작법인(JV)을 통해 조달된다. 나머지 자금은 미국 정책금융 대출과 재무적 투자자 대출, 미 상무부 보조금 등으로 충당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정학적 갈등과 수출 규제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방산, 반도체, 인공지능 등 북미 전략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 정치권과 행정부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외국 공급망 의존을 줄이는 변혁적인 핵심광물 계약”이라며 “미국의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6년부터 미국이 고려아연의 글로벌 생산 물량에 우선 접근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케이블·제련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전략광물과 첨단 소재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북미 핵심광물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한미 양국의 산업·안보 이해관계가 맞물린 이번 투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한국 기업의 전략적 존재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