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테크

구글,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 달성…슈퍼컴보다 1.3만배 빠른 ‘윌로’ 공개

  • 양자 알고리즘 ‘퀀텀 에코스’로 실용적 문제 해결 첫 입증
  • 신약·신소재 연구 등 산업 응용 본격화…양자 시대 성큼
  • “3년 걸릴 계산을 2시간 만에”…AI·물리학 융합 새 전기

구글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사상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Verified Quantum Supremacy)’를 달성했다.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1만30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복잡한 물리 계산을 수행하며, 실험 반복을 통해 정확성과 신뢰성까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 퀀텀AI 연구진은 최신 양자칩 ‘윌로(Willow)’와 자체 알고리즘 ‘퀀텀 에코스(Quantum Echoes·양자 메아리)’를 활용해 슈퍼컴퓨터 ‘프런티어(Frontier)’가 3년 이상 걸릴 계산을 단 2시간 만에 끝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셸 드보레 구글 퀀텀AI 수석과학자가 참여했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단순히 빠른 계산기를 넘어, 물질과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험 도구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퀀텀 에코스’는 소리의 메아리처럼 에너지 신호를 되돌려 증폭시키는 계산 원리를 응용한 알고리즘으로, 퍼져 나간 양자 정보를 되감아 원래 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시간 역전(Time Reversal)’ 테스트에 성공했다. 구글은 “흩어진 양자 정보가 특정 시점에 다시 모이는 양자 간섭 효과를 직접 측정함으로써, 기존 컴퓨터로는 시뮬레이션조차 불가능했던 현상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양자컴퓨터가 분자 구조를 분석하고 핵자기공명(NMR)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15개 원자로 구성된 톨루엔, 28개 원자의 디메틸바이페닐(DMBP) 분자를 분석한 결과, 슈퍼컴퓨터보다 정밀한 구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양자컴퓨터가 신약개발, 신소재 탐색, 화학 반응 분석 등 현실 산업 문제 해결에 직접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 양자컴퓨터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의 모습

양자 우위는 양자컴퓨터가 고전적 컴퓨터보다 복잡한 계산을 더 빠르게 수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구글은 “이번 성과는 다른 연구소나 기업이 동일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더라도 재현 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최초로 달성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양자컴퓨터가 ‘문제를 위한 문제’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문제를 풀 수 있음을 보여준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은 향후 목표로 ‘오래 지속되는 논리 큐비트(Logical Qubit)’ 구현에 집중해 연산 오류율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AI 학습·신약 탐색·기후 시뮬레이션 등 초고난도 계산이 지금보다 수천 배 효율적으로 수행될 전망이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 <굿퓨처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