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차량 5종 공동 개발…中 견제·美 관세 대응 ‘일석이조’
- 중남미·북미 겨냥 5종 신차 공동 개발…2028년 양산 돌입
- 플랫폼 공유로 개발비 절감, 브랜드 정체성은 차별화 유지
- 하이브리드·픽업 협력 통해 中 저가 공세·美 관세 압박 대응
현대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차량 5종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새 판을 짜고 있다. 중남미와 북미 시장을 동시 겨냥한 이번 협력은 단순한 신차 공동 개발을 넘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기술을 공유하고, 플랫폼 통합으로 개발비를 절감하며, 글로벌 공급망까지 공동 운영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협업은 지난해 9월 체결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에 기반한다. 현대차와 GM은 2028년 출시를 목표로 중남미 시장에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는 중형 및 소형 픽업트럭, 소형 승용차, 소형 SUV 등 4종을, 북미 시장에는 전기 상용 밴 1종을 공동 개발한다. 총 5개 차종에 대한 연간 생산·판매 목표는 80만 대에 달한다.
두 회사는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되 내외장 디자인은 브랜드별로 차별화해 정체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GM은 중형 픽업트럭 플랫폼 개발을, 현대차는 소형 차종 및 전기 밴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다. 이로써 GM은 하이브리드 기술의 부재를 보완하고, 현대차는 취약한 픽업트럭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협업의 무게중심은 빠르게 성장 중인 중남미 시장이다. 이 지역은 최근 4년간 약 30% 이상 성장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순수 전기차보다 높은 상황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바이오에탄올 기반 연료 정책 탓에 하이브리드가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지역 특성에 맞춘 플랫폼 개발은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를 견제하는 동시에, 맞춤형 제품으로 현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략이다.
또한 북미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담이 협업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8천억 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했고, GM 역시 1조5000억 원 이상 손실을 입었다. 공동 개발 플랫폼과 현지 생산체제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부품 조달·물류·소재 공동 소싱 등으로 비용 구조 개선도 노린다.
양사는 향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추가 신차 공동 개발은 물론,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수소 연료전지 등 전 동력원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GM의 이번 동맹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전략적 연합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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