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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MoMA 디지털 월, ‘Sasha Stiles: A LIVING POEM’ 전시 개막

  • 인간과 AI 협업으로 재창조되는 디지털 시, 서울과 뉴욕 동시 상영
  • MoMA 신임 관장 첫 해외 방문지로 현대카드 선택, 20년 파트너십 강화 논의
  • 시각·청각 융합 체험 통해 언어와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현대카드가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 로비에 설치된 ‘현대카드 MoMA 디지털 월’에서 미국 인공지능(AI) 시각 예술가 사샤 스타일스(Sasha Stiles)의 작품 ‘살아있는 시(A LIVING POEM)’ 전시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공동으로 기획돼 서울과 뉴욕에서 동시에 선보이며 내년 봄까지 이어진다.

‘살아있는 시’는 인간의 상상력과 컴퓨터 알고리즘이 결합해 끊임없이 다시 쓰이는 디지털 시(詩) 작품이다. 스타일스의 글쓰기 방식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테크넬리지(Technelegy)’가 MoMA 소장 텍스트를 학습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며, 60분마다 재창조된다. 관람객은 시각적 텍스트뿐 아니라 작품의 리듬에 맞춰 변화하는 소리, 즉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도 함께 경험할 수 있으며 현장 QR코드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작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살아 움직이는 언어를 구현하려는 스타일스의 예술적 탐구가 담겼다. 작가는 손글씨와 직접 고안한 ‘커시브 바이너리(Cursive Binary·필기체 이진법)’를 활용해 시의 확장성을 보여주며, 이는 디지털 예술과 전통 언어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현대카드와 MoMA의 ‘큐레이터 교류 프로그램’의 성과물로, MoMA의 마사 조지프(Martha Joseph) 큐레이터와 송주연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현대카드 측은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언어가 어떻게 새롭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기술과 인간성이 교차하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개막을 기념해 크리스토프 셰릭스(Christophe Cherix) 신임 MoMA 관장이 방한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함께 전시를 관람했다. 셰릭스 관장은 이달 초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현대카드를 택했으며, 이번 만남에서 약 20년간 이어온 현대카드와 MoMA의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했다.

(오른쪽부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크리스토프 셰릭스(Christophe Cherix) 뉴욕현대미술관 관장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언어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최근 예술계에서 확산되는 인간-AI 협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예술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람객은 서울과 뉴욕이라는 두 도시에서 동시에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새로운 문화적 연대감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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