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테크

한-대만, AI 반도체·전력·그린에너지 전방위 동맹 구축 필요성 급부상

  • 2030년 AI 반도체 시장 700조 원·전력소비 128% 증가 전망
  • 메모리-파운드리 결합, 글로벌 AI 패권경쟁의 ‘최적 조합’
  • 풍력·재생에너지까지 협력 범위 확장…공급망 안정화 관건

한국과 대만이 AI 시대의 산업 구조 변화를 직면하며 반도체와 그린에너지, 나아가 문화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자 다른 분야에 특화돼 있어 결합 시 폭발적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만국제경제합작협회(CIECA)는 27일 타이베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제49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를 열고, AI 반도체와 전력수요 대응, 그린에너지 투자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 기업인 약 100여 명이 참석해 기술 교류와 공동 연구의 확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AI 산업 성장 속도는 기존 반도체 산업의 예측 범위를 뛰어넘고 있다. 김동건 퓨리오사AI 상무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 60%씩 성장해 70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일 칩 성능 개선만으로는 폭주하는 컴퓨팅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클러스터 단위의 하드웨어-인프라 결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설계 기술과 대만의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인프라가 결합할 때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에너지 문제는 AI 시대의 또 다른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성수 유니슨 전무는 “2030년이 되면 글로벌 AI 전력소비량이 2024년 대비 최소 128%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확산과 AI 모델 고도화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양국 모두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약 60조 원, 한국은 약 90조 원 규모의 풍력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어 풍력터빈 제조·설계·유지보수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분야 협력의 상징적 사례로는 SK하이닉스와 TSMC 간의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 협력이 언급됐다. 김준 한-대만 경협위 위원장은 “한국은 메모리와 패키징, 대만은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 강점이 있어 상호 보완적 구조”라고 평가하며, 공동 연구와 기술 표준화 협력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AI 생태계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측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된 장신링 에지스테크놀로지 부사장도 양국 협력의 폭을 반도체에서 문화·콘텐츠 산업까지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과 한국은 반도체와 첨단 제조 역량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 경쟁력에서도 큰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AI 응용 산업에서도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 반도체와 그린에너지 외에도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 필요성이 논의됐으며, 기술-인프라-에너지의 삼각 축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 협력 모델 구축 의지가 확인됐다.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대만 협력은 양국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를 넘어 아시아 전체 기술 생태계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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