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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한국에 감독형 FSD 공식 도입… HW4 모델 S·X부터 업데이트 시작

  • 미국·캐나다·중국 등에 이어 한국이 7번째 도입 국가
  • ‘감독형 FSD V14.1.4’ 국내 배포… HW4 차량 약 900대 우선 적용
  •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 가속… 현대차에도 기술 압박 커질 전망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공식 배포했다. 한국은 미국·캐나다·중국·멕시코·호주·뉴질랜드에 이어 7번째 도입 국가가 됐으며, 테슬라가 한국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 확산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번 기능은 HW4 컴퓨터가 적용된 모델 S·X를 대상으로 먼저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으며, 약 900여대가 초기 적용 대상으로 파악된다.

테슬라코리아는 23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FSD 구현 컴퓨터를 탑재하고 FSD 옵션을 구매한 고객은 OTA 업데이트를 통해 감독형 FSD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배포된 버전은 북미에서도 최신 사양으로 평가되는 ‘감독형 FSD V14.1.4’다. HW4는 2023년 이후 모델 S와 X 리프레시 모델에 적용된 시스템으로, 기존 HW3보다 이미지 처리 능력과 센서 융합 성능이 대폭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형 FSD는 차량이 가속·제동·차선 변경·경로 탐색 등을 스스로 수행하는 첨단운전자지원기술로, SAE가 분류하는 레벨2 단계에 해당한다. 즉, 차량이 대부분의 조향과 판단을 수행하지만 사고 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으며, 항시 전방을 주시하며 필요 시 직접 개입해야 한다. 테슬라는 이러한 조건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감독형’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시범 사용자들의 초기 평가도 전해졌다. HW4 모델 X에서 밤 시간대 국내 도심과 고속도로를 주행한 이용자는 “주차장을 제외하면 개입이 거의 필요 없었고, 제한속도 표지 인식과 방지턱 감속, 정차 차량 회피 등 기능이 자연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진 미국 운전자가 한국 도로를 달리는 느낌이었다”며 “사용자 데이터가 쌓이면 한국 환경에서의 성능이 빨리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에 판매된 상당수 모델 Y·3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적용 기준이 다르다. 북미 생산 차량은 FTA 혜택과 함께 소프트웨어 정책에 제약이 적지만, 중국 생산 차량은 국내 안전 기준과 차체 규격 차이로 인해 FSD 적용까지 추가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 테슬라가 HW3 차량을 위한 ‘V14 라이트’ 버전을 2026년 2분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국내 모든 차량으로 확대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 공세도 한국 시장을 겨냥하며 강화되고 있다. 테슬라의 이번 기습 업데이트에 앞서 GM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핸즈프리 주행 시스템 ‘슈퍼크루즈’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슈퍼크루즈는 수만 km에 달하는 주요 도로에서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고도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수용성이 높다는 점이 글로벌 업체들의 적극적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수입차의 공격적 진입 속에서 현대차·기아는 속도 경쟁보다는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전략이다. 포티투닷, 모셔널, 웨이모 등과 협력해 멀티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 ‘페이스카’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수입차 점유율이 올해 이미 20% 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이라 글로벌 기술 경쟁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테슬라의 감독형 FSD는 높은 완성도로 기대를 모으는 동시에, 자율주행 안전성과 책임 문제, 차량별 적용 범위 등 여러 논쟁도 다시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숙도와 기술 수용성을 고려할 때, 향후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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